25살 딸 각각 잃은 아버지와 어머니, 안치 요청…"모두의 조문받기를"
도청사·북부청사 분향소에 2천600여명 찾아…9일 오후 10시 운영 종료

경기도청사 1층 로비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제단에 9일 오전 한 희생자의 영정 사진이 모셔졌다.

[이태원 참사] 경기도 합동분향소에 동년배 희생자 영정사진 나란히
제단 중앙의 공동 위패를 사이에 두고 지난 7일 저녁 먼저 안치된 다른 희생자의 영정 사진과 나란히 자리했다.

사진 속 환한 미소의 두 희생자는 모두 25살 꽃다운 나이로 부천시와 성남시에 거주했다.

도에 따르면 부천시 희생자의 아버지는 전날 장례지원을 담당한 도청 직원에게 "딸의 영정사진만이라도 합동분향소에 안치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성남시 희생자의 영정사진과 위패가 분향소에 모셔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서다.

아버지는 "백혈병에 걸린 내게 3년 전 골수 이식을 한 보배 같은 딸이다"며 "(성남시 희생자와)함께 도민들의 조문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사연을 전하기도 했다.

앞서 성남시 희생자의 어머니는 지난 6일 '120경기콜센터'로 전화를 걸어 "장례 기간이 하루뿐이었다.

경황이 없어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지 못했다"며 분향소 안치를 요청한 뒤 지난 1일 장례를 치른 딸의 영정사진과 위패를 분향소 측에 전달했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조문을 마친 뒤 "합동분향소에 150명 넘는 분을 모신 게 추상적일 수 있는데, 영정사진이 있으니 그분들의 사연을 알게 되면서 마음이 더욱 애절하고 부끄럽다"고 소회를 전했다.

함께 조문한 염종현 도의회 의장은 "가슴 아픈 것은 우리 젊은이들의 참사를 겪고 나서 우연히 알게 된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의 과정인데, 그것이 겉으로는 너무나 밝고 발랄하고 그랬지만 그 이면에는 정말 어렵고 힘들었던 청년들 삶의 모습"이라며 "경기도와 함께 도의회는 1천390만 도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기도는 당초 국가애도기간인 지난 5일까지 운영할 예정이었던 도청사와 북부청사 합동분향소를 9일 오후 10시까지 연장해 조문객을 맞고 있다.

2개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2시까지 2천600여명의 도민이 찾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