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대교, 도 상대 처분 취소 소송서 승소…통행료 유료화 유지
"경기도 부담 과도하다 보기 어려워…교통기본권 제약도 크지 않아"

사업자 지정 취소와 통행료 무료화를 놓고 진행된 경기도와 일산대교 운영사 간 법정 싸움이 운영사의 승리로 일단락됐다.

법원 "경기도의 일산대교 사업자 지정 취소 처분은 위법"(종합)
수원지법 행정4부(공현진 부장판사)는 9일 일산대교㈜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처분 취소와 조건부 통행료 징수금지처분 취소 소송에서 "경기도의 처분이 위법하다"며 일산대교 측의 손을 들어줬다.

공 판사는 "경기도가 '사회기반시설의 효율적 운영 등 공공의 이익에 필요한 경우'라며 (일산대교)사업 시행자 지정을 취소했으나, 실제 현실을 보면 2017년에서 2020년 당기 순이익이 발생해 일산대교가 자체 사업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경기도의 최소운영수입보장금(MRG) 지급액이나 비율은 감소하고 있고, 당초 예측했던 수준을 크게 벗어난 MRG로 경기도에 과도함 예산 부담이 발생하거나 예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통행료가 부담되는 것은 사실이나 부담 정도가 이용자 편익에 대비해 교통 기본권이 제약될 정도로 크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런 사유 등을 고려하면 피고의 처분 사유가 인정되지 않아 위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산대교가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처분을 취소해달라고 낸 집행정지가 인용됐는데도 경기도가 재차 통행료 무료화를 공익 처분한 것도 위법하다고 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0월 26일 일산대교의 통행 무료화를 위해 일산대교 측에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는 내용의 1차 공익처분을 했다.

이어 일산대교의 통행료를 '0원'으로 조정하고 하루 뒤인 27일 정오부터 무료통행에 들어갔다.

일산대교는 경기도 처분에 반발해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 소송을 냈고, 법원이 그 다음 달 3일 원고의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면서 일산대교 통행료는 다시 유료화됐다.

그러나 경기도는 당일 '통행료 징수금지', 즉 2차 공익처분을 해 무료화를 계속하겠다고 밝혔고, 일산대교는 이 처분에 불복해 일산대교 통행료 무료화 집행정지 신청과 취소 소송을 냈다.

법원은 당시 일산대교가 낸 집행정지 신청도 받아들였다.

일산대교는 고양시 법곳동과 김포시 걸포동 1.84㎞를 잇는 한강의 가장 하류에 건설된 다리로, 2008년 5월 개통했다.

한강 28개 다리 중 유일한 유료 통행 교량이다.

통행료는 경차 600원, 소형(승용차) 1천200원, 중형 1천800원, 대형 2천400원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10월 26일 경기도지사 사퇴 전 일산대교 무료통행과 관련한 공익처분을 결재했다.

이 대표가 도지사로서 마지막으로 한 결재였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6·1 지방선거 당시 일산대교 무료화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경기도는 일산대교 주식회사의 지분을 가진 국민연금공단과 운영권 인수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통행료 무료화를 놓고 진행된 법정 다툼이 일단락됐지만, 경기도는 이날 판결에 불복해 항소의 뜻을 밝혀 양 측간 다툼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