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모습. / 사진=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 모습. / 사진=뉴스1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지하철 승하차 시위로 서울 지하철 5호선이 지연됐다.

9일 전장연은 오전 7시 50분부터 서울 지하철 5호선 천호역에서 지하철 탑승을 시위를 시작했다. 이날은 휠체어를 탄 활동가 약 10명을 포함한 전장연 회원 20여명이 지하철에 올랐다.

활동가들은 '장애인 권리예산 보장하라', '장애인이 안전하게 이동하고, 교육받고 노동하고 지역사회에서 함께 사는 세상 정부가 책임져라' 등 문구를 목에 걸고 시위를 진행했다.

천호역에서 김포공항 방면으로 지하철이 이동하는 동안 활동가들은 3개 역에서 연속 승하차를 반복했고, 이 때문에 역마다 열차 출발이 최소 3분에서 최대 12분가량 지연되기도 했다.

광나루역에 도착한 열차가 12분가량 출발하지 못하자 시민 항의가 이어지기도 했다.

전장연 시위로 열차 운행이 계속 지연되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던 시민들 사이에선 "적당히 좀 합시다" 등의 불만이 나왔다.

이런 시민들의 목소리에도 박경석 대표는 "국회 예산 심의에서 장애인 권리 예산이 반영될 수 있게 도와달라" 등의 발언을 계속 이어갔다.

이때 한 여성이 "지하철 시위 때문에 매일 아침 일찍 나오는데, 이 때문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더 일찍 맡겨야 한다. 우리 아이는 왜 피해를 보아야 하는 거냐"고 말하자, 박 대표는 더 이상 발언을 이어가지 못했다.

전장연은 이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4호선으로 환승해 한성대 역으로 이동했다. 이후 성북구청에서 오전 10시 성북구 자립생활 예산 보장을 위한 기자회견을 진행한다.

한편 전장연은 장애인 권리 예산 반영과 장애인 권리 4대 법률 제·개정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부터 '출근길 지하철 선전전'을 개최하고 있다.

당초 이달 1일부터 매일 오전 지하철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었으나, 이태원 참사로 추모 기간에는 지하철 집회와 삭발투쟁을 진행하지 않았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