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네이버도착보장’
네이버 ‘네이버도착보장’
네이버, 카카오, KT 등 국내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물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물류산업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IT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DX) 수요가 높다는 점이 배경으로 손꼽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내 물류업 규모는 2019년 92조원에서 2030년 14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네이버는 지난 3일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을 공개했다. 네이버 플랫폼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자들에게 판매·물류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사용자가 안내받은 상품 도착일에 정확히 배송받을 수 있도록 돕는 고객 직접 판매(D2C) 솔루션이다. 주문 데이터와 물류사 재고, 택배사 배송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 높은 정확도로 도착일을 보장한다.

네이버는 온라인 주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식품, 세제 등 FMCG(일상 소비재)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익일 배송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판매 데이터를 통해 일정 수요가 확인된 물건을 주요 풀필먼트센터에 보관하고 주문 다음 날 배송하는 게 핵심”이라며 “2025년까지 FMCG 카테고리 물량 절반을 네이버도착보장 솔루션으로 소화할 수 있도록 규모를 키우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물류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솔루션도 만들어 판매자·물류사에 제공할 계획이다. 판매량을 예측해 판매자가 재고관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돕는 ‘클로바 포캐스트’ 기능이 대표적이다.

네이버의 배송 사업은 제휴와 기술을 통해 다양한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물류 얼라이언스’ 모델이다. 물류 창고를 짓고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아마존, 쿠팡 등 ‘리테일러’ 모델과 반대 모델이다. 네이버는 재고, 물류 부담 없이 e커머스 밸류체인에서 플랫폼 역할만 수행한다. 네이버는 CJ대한통운을 비롯해 파스토, 두핸즈 등 물류 스타트업과 네이버 풀필먼트 연합(NFA)을 결성했다.
KT 롤랩 ‘브로캐리’
KT 롤랩 ‘브로캐리’
KT는 지난해 8월 설립한 디지털 물류 플랫폼 전문 자회사 롤랩을 앞세워 물류 사업에 뛰어들었다. 롤랩이 올 5월 내놓은 AI 플랫폼 기반 화물 중개·운송 서비스 ‘브로캐리’가 대표적이다. 브로캐리는 브로커리지(brokerage·중개)와 캐리(carry·배송)의 합성어로, 화물을 발송하는 화주와 화물을 운송하는 차주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KT의 AI와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화주가 브로캐리의 오픈형 주문 시스템에 화물을 등록하면 AI가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적절한 차주를 찾아주는 방식이다. 공차 운행을 최소화하고, 운송 완료 다음 날 운임 지급을 보장한다.

KT는 지난 6월 국내 콜드체인 전문 물류 기업 팀프레시에 553억원 규모로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팀프레시 지분의 11.4%를 취득해 2대 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이 회사는 2018년 설립 이후 화물 주선, 식자재 공급 등 종합 콜드체인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는 팀프레시의 강점인 신선식품 배송 및 물류센터 운영 역량을 활용하고, 팀프레시는 물류 DX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효율성을 높인다는 설명이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 i LaaS’
카카오엔터프라이즈 ‘카카오 i LaaS’
카카오 역시 물류 플랫폼을 선보였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올 5월 내놓은 ‘카카오 i(아이) LaaS(서비스형 물류)’는 AI를 기반으로 화주와 물류센터를 연결하고, 판매, 주문, 창고 관리까지 물류를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물류 생태계 플랫폼이다. 카카오의 플랫폼 노하우와 쉽고 편리한 사용성, 모바일 연결성이 강점이다. 여기에 고도화된 AI와 검색, 데이터 분석까지 제공한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화주는 매칭 서비스를 통해 쉽고 편리하게 최적의 물류센터를 쓸 수 있고, 주문부터 창고 및 재고 관리, 배송 등 물류 전 단계의 정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물류센터는 유휴 공간을 효율적으로 운영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 고객 유치 비용도 줄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