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관·추가 대출 등 지원…사우디 석유시설 투자 등 지원"
'경제난' 파키스탄 재무장관 "중국·사우디, 18조원 지원 약속"
심각한 경제난에 빠진 상태에서 대홍수 등으로 국가 부도 위기에 놓인 파키스탄이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총 130억 달러(약 18조3천억 원)를 지원받기로 했다고 돈(DAWN) 등 파키스탄 현지 매체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이샤크 다르 재무장관은 기자들에게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최근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정부로부터 40억 달러(약 5조6천억 원)의 차관을 얻어 냈다고 밝혔다.

또 중국 상업은행에서 33억 달러(약 4조7천억 원)를 차환 받았고, 중국과의 통화 스와프를 300억 위안(약 5조9천억 원)에서 400억 위안(약 7조 9천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총 87억5천만 달러(약 12조3천억 원)를 지원받게 됐다고 말했다.

98억 달러(약 13조8천억 원) 규모의 고속철도 사업인 일명 '1호 철도 간선' 프로젝트도 신속히 재개하기로 했다.

이 사업은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이슬라마바드를 거쳐 페샤와르를 남북으로 잇는 총연장 1천726㎞의 초장거리 고속철 사업이다.

다르 장관은 "중국이 재정적 지원을 약속했다"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샤리프 총리에게 '걱정하지 마라. 우리는 당신을 실망하게 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은 현재 중국에 230억 달러(약 32조5천억 원) 규모의 빚을 진 것으로 추산된다.

고속철 사업 등 수익성 낮은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CPEC) 프로젝트를 무리하게 벌이다가 천문학적인 빚을 진 것이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의 재정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과의 채무 재조정 등 중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파키스탄 정부는 사우디로부터의 지원도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르 장관은 "현재 30억 달러(약 4조2천억 원)인 대출금을 60억 달러(약 8조5천억 원)로 늘려주고 석유 시설 지원도 12억 달러(약 1조7천억 원) 추가 지원해 달라는 요청에 사우디 정부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라며 "한 달 정도 행정 처리 기간이 지나면 지원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그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부터 5억 달러(약 7천억 원), 세계은행(WB)으로부터 9억 달러(약 1조3천억 원) 등 14억 달러(약 2조원)를 지원받는 것도 거의 마무리 됐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경제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으로 인해 대외 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홍수까지 겹치면서 수렁에 빠졌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6월 중순 시작된 몬순 우기 동안 예년보다 훨씬 강한 폭우가 쏟아지면서 국토의 3분의 1가량이 물에 잠기고 약 1천720명이 숨지는 등 큰 피해를 봤다.

파키스탄 정부는 대홍수 관련 피해액이 400억 달러(약 5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11억7천만 달러(약 1조7천억 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승인받았지만, 대규모 부채 상환과 홍수 피해 재건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제난' 파키스탄 재무장관 "중국·사우디, 18조원 지원 약속"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