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용 반도체의 선두주자인 퀄컴이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 지난 분기 실적을 발표했지만 경기 둔화로 현재 분기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퀄컴은 2일(현지시간) 4분기(7~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13억9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예상치 평균인 113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성적이다. 주당순이익(EPS)는 3.13달러로 월가 컨센서스에 부합했다.

하지만 1분기(10~12월) 실적 전망은 시장을 실망시켰다. 퀄컴은 1분기에 매출 92억~100억달러, 주당순이익 2.25~2.45달러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1분기 매출 120억2000만달러, 순이익은 324만달러를 예상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하회한 1분기 전망에 퀄컴 주가는 하락했다. 장중 4.12% 하락한 112.5달러로 마감한 뒤 시간 외 거래에서 7.59% 하락한 103.9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퀄컴이 1분기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한 것은 경기둔화로 휴대폰 판매가 감소하면서 그에 따른 반도체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서다. 퀄컴은 "거시경제 불확실성을 감안해 올해 3G, 4G, 5G 휴대폰 판매량 감소율이 한 자릿수에서 두 자릿수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반도체산업 전반에 수요 약화와 공급망 문제로 인한 유통망 재고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스마트폰 칩, 자동차 칩, 무선통신 칩, 사물인터넷(IoT) 등에 공급하는 QCT 부문의 매출은 총 99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28% 증가했다. 월가 전망치 98억7000만달러를 웃돌았다. 다만 스마트폰 매출은 40% 증가한 65억7000만달러로 월가 컨센서스 65억9000만달러를 밑돌았다. 자동차 칩은 58% 늘어난 4억2700만달러, IoT 사업부는 24% 증가한 19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무선통신 라이센스 수입은 8% 늘어난 14억4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이는 컨센서스(15억8000만달러)보다 적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최고경영자(CEO)는 "반도체 산업이 피할 수 없는 거시경제적 역풍에 직면해 있다"며 "이미 고용 동결을 시행했으며 필요에 따라 운영 비용을 추가로 줄일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고용 동결은 지난달 시작됐다고 CNBC는 보도했다. 아몬 CEO는 "회사가 일시적인 순환 재고 감소에 직면했다"고 덧붙였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