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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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가 최근 잇따른 주주 행동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김앤장을 법률 대리인으로 선임했다. 최근 싱가포르계 사모펀드인 플래시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는 한국인삼공사 인적 분할 등 5개 요구를 담은 주주 제안서를 공개한 바 있다. 일각에선 KT&G가 3일 실적 발표와 함께 배당금 확대 등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몇 가지 방안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FCP가 지난 26일 주주 제안서를 공개한 당일 KT&G는 “회사는 항상 주주들과 소통하며 합리적인 의견 제시에 귀 기울이고 있다”며 “금일 보도된 주주 의견에 관해서도 내용을 확인하고 신중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즉자적인 대응을 피했다. 김앤장 선임은 원론적인 발표 이후 처음으로 나온 조치다.

이에 대해 투자업계에선 KT&G 경영진이 내년 3월 주주총회 표 대결을 염두에 두고 구체적인 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라고 해석한다. FCP에 이어 2일 안다자산운용도 인삼공사 분리 상장을 요구하는 주주 제안서를 공개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FCP와 안다의 지분을 합쳐도 1%를 조금 넘는 수준”이라며 “KT&G로선 당장 경영권을 위협받는 것도 아니어서 일단 시간을 갖고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양측의 관계가 적대적으로 바뀔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KT&G 이사회와 FCP는 올 4월부터 인삼공사 분리, 궐련형 전자담배 ‘릴’을 글로벌 브랜드로 만들기 위한 비전 마련, 비핵심 사업 정리, 주주환원 정책 확대, 행동으로 보여주는 ESG 등 5가지 제안에 대해 여러 차례 만나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FCP측은 ‘경영진을 존중하는 행동주의’를 표방하고 있다. KT&G 측도 “FCP의 제안을 적대적인 공세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KT&G와 FCP가 이사회 구성과 관련해 이견을 보일 경우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만일 FCP 등이 내년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임될 경우 상황이 KT&G 온전히 경영진 뜻대로 만 흘러가지는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