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사 뒤 첫 공식 사과…뒤늦은 입장 표명에 비판 여론
[이태원 참사] 용산구청장, 사흘 만에 "송구하다"
박희영 서울 용산구청장이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 만에 "송구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박 구청장은 1일 언론사에 배포한 공식입장문에서 "관내에서 발생한 참담한 사고에 대해 구청장으로서 용산구민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송구하다"고 밝혔다.

이어 "갑작스러운 사고에 자식을 잃은 유가족을 생각하면 애통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위로의 말을 전한 뒤 "지금은 사망자와 유가족을 위한 추모와 위로의 기간이고 사고 수습에 만전을 기해야 할 시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수습에 힘쓰겠다"며 "수습이 완료되면 구청 차원에서 사전 대응에 미흡한 부분은 없었는지 꼼꼼히 확인하고 향후 면밀한 대책을 수립하겠다"고 밝혔다.

박 구청장이 사과의 표현을 입장문에 담은 것은 10월 29일 밤 참사가 발생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사고 후 박 구청장은 인스타그램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하고, 유튜브 채널과 블로그 콘텐츠도 삭제하거나 비공개 처리했다.

이어 30일 오후 6시께 첫 입장문을 내고 연말까지 애도 기간을 연장하고, 불필요한 관내 행사와 단체활동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고가 발생한 지 약 19시간 만이었다.

당시 입장문에는 "사상자 가족께 깊은 애도와 위로를 드린다"는 내용은 있었지만, 사과의 표현은 없었다.

뒤늦은 입장 표명과 내용을 두고 비판이 일자 용산구는 30일 오후 9시30분께에는 '사고수습이 우선이라는 구청장의 신념에 따른 것'이라는 내용의 해명자료를 냈다.

박 구청장이 사고 수습 활동으로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고, 사무실에서 쪽잠을 자며 버티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후에도 용산구는 여러 차례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사고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뿐 사과는 없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31일 MBC 인터뷰에서는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