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t 승인"…외화절약 위해 정부 간 계약 나서
'경제난' 파키스탄 정부, 러시아산 밀 수입…민간수입 금지 후속
심각한 경제난 속에 대홍수까지 덮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이 러시아산 밀 수입에 나섰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정부 경제조정위원회는 전날 러시아산 밀 30만t(톤) 수입안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 정부는 정부 간 계약을 통해 t당 372달러에 러시아산 밀을 수입하기로 했다.

이들 물량은 이날부터 내년 1월 15일 사이에 선적될 예정이다.

국제 밀 가격은 지난 5월 t당 400달러를 넘어섰다가 최근에는 300달러대 중후반에서 형성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의 이번 러시아산 밀 수입은 민간 부문 밀 수입 금지 관련 후속 조치다.

셰바즈 샤리프 총리는 지난달 20일 외화를 아껴야 한다며 민간 부문의 밀 수입을 금지했다.

홍수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밀 공급에 타격이 생길 것으로 본 민간 업자들이 마구 경쟁하면서 밀 수입 가격을 올릴 경우 외화 유출과 물가 상승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통제하고 나선 것이다.

당국은 대신 연방 정부가 싼 가격에 밀을 수입해 각 주에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샤리프 총리는 당시 "이미 100만t은 수입됐고 추가 160만t 수입도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키스탄은 연간 2천500만t 이상의 밀을 생산하지만, 수요가 많아서 해마다 250만∼300만t을 수입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지난 6월부터 시작된 우기에 국토의 3분의1 가량이 물에 잠길 정도로 큰 홍수가 발생하면서 밀 유통과 저장에 상당한 타격이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설상가상으로 파키스탄은 앞서 발생한 경제난으로 이미 심각한 어려움에 부닥친 상태다.

대외 부채가 많은 파키스탄의 경제는 코로나19 사태, 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깊은 수렁에 빠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최근 국제통화기금(IMF)과 11억7천만달러(약 1조6천600억원)의 구제금융 지원 합의를 이뤄내고 아랍에미리트(UAE) 등의 지원을 받으며 급한 불을 끄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