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12척 출항, 4척 입항 예정…이스탄불서 선박 검사도 재개
유엔 "민간 화물선, 군사목표·인질 돼선 절대 안 돼"
러 참여중단 선언에도 흑해 곡물수출 재개…우크라서 출항시작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 선언으로 한때 중단됐던 흑해 항로를 통한 곡물 수출이 31일(현지시간) 재개됐다고 로이터, AF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올렉산드르 쿠브라코우 우크라이나 인프라부 장관은 이날 트위터에서 "2척의 곡물 수출선이 우크라이나에서 출항했다"며 "오늘 이들을 포함해 12척이 출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선박 운항 정보업체 마린 트래픽에서도 '애드미럴 드 리바스', '마운트 베이커' 등 2척이 우크라이나에서 출항한 사실이 확인됐다.

쿠브라코우 장관은 또한 이날 유엔과 튀르키예(터키)가 10개 조사팀을 보내 곡물 수출선 40척을 검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이번 조사 계획을 승인했고, 러시아도 이를 통보받았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는 지난 29일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 선언 이후 선박 218척의 출항이 막혔다고 전했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 업무를 조율하는 공동조정센터(JCC)도 이날 하루 우크라이나의 12척 출항과 4척 입항 계획을 확인하는 한편, 튀르키예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이날 오전부터 선박 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유엔 흑해 곡물 협정 조정관인 아미르 M. 압둘라는 트위터에서 "민간 화물선은 군사 목표물이나 인질이 돼선 절대 안 된다.

식량은 계속 운송돼야 한다"고 말했다.

JCC의 유엔 대변인인 이스미니 팔라는 블룸버그와 통화에서 "러시아가 일시적으로 협정 참여를 중단했지만 여전히 협정 서명 당사자"라며 "협정에 따라 모든 합의 주체는 민간 상선을 공격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전쟁 이후 막힌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해 양국의 곡물과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었다.

지금까지 이를 통해 900만t이 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수출되면서 세계 식량 위기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었다.

이 협정은 11월 19일까지 120일간 유효하고 이후 연장할 수 있게 돼 있었으나, 지난 29일 러시아는 영국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가 드론 16대로 크림반도의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면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러시아가 개도국에 기근을 일으키려 위협한다고 비난했다.

유엔과 튀르키예는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을 철회하도록 러시아 설득에 나섰으며, 러시아 역시 유엔, 튀르키예와 접촉할 계획이라며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