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정치 분열 속에 3년 반 만에 5번째로 치러지는 총선이다.
2019년 4월과 9월 총선 후에는 연립정부 구성 자체가 불발했다.
2020년 3월 총선 후에는 베나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성향의 리쿠드당과 베니 간츠 현 국방부 장관이 주도하는 중도성향의 청백당이 코로나19 정국 타개를 명분으로 연정을 구성했지만, 예산안 처리를 둘러싼 갈등 속에 파국을 맞았다.
지난해 3월 총선 후엔 네타냐후 진영의 우파 연정 구성 실패 후,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설계한 '반(反) 네타냐후 연정'이 출범했다.
그러나 일부 우파 의원들이 잇따라 이탈하면서 연정은 1년 만에 무너졌다.
이번 총선의 최대 관심사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3년의 첫 번째 총리 임기에 이어 2009년 3월 31일부터 지난해 6월까지 총 15년 넘게 집권한 이스라엘 역대 최장수 총리인 네타냐후의 재집권 여부다.
극심한 정치적 분열 속에 전체 120석의 크네세트(의회) 의석 중 절반 이상을 독식할 정당이 나올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네타냐후가 재집권하려면 의원 61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야 한다.
지난 28일 공표된 최종 설문조사를 보면 네타냐후가 주도하는 우파 블록은 60∼61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야이르 라피드 현 총리가 주도했던 반네타냐후 연정 참여 정당들의 의석수는 56석 안팎이다.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보면 네타냐후가 이끄는 우파 블록이 지난해 3월 총선 때와 마찬가지로 연정 구성의 우선권을 갖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양대 블록 모두 안정적인 정부 구성에는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며, 최악의 경우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또 지난해 총선 때와 달라진 것은 우파 블록 내에서 극우 성향 정당연합인 '독실한 시오니즘 당'의 약진이다.
지난해 총선에서 6석에 불과했던 '독실한 시오니즘당'의 의석은 이번 총선에서 2배 이상인 14석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그 중심에는 젊은 우파 유권자의 인기를 얻고 있는 40대 극우 정치인 이타마르 벤-그비르(46)가 있다.
'독실한 시오니즘당'에 참여한 3개 정당 중 하나인 오츠마 예후디트(이스라엘을 위한 힘) 대표인 그는 아랍계 시민을 추방해야 한다고 선동하고 아랍계 시민을 향해 스스럼없이 권총을 꺼내 위협하기도 하는 선동형 정치인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지난해 총선 후 연정 논의 때 과격한 벤-그비르의 내각 입성을 반대했지만, 이번에는 그에게 중요 장관직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벤-그비르도 집권하면 입법을 통해 네타냐후의 부패 혐의 조사를 무마해 주겠다고 호응하고 있다.
따라서 네타냐후가 집권하면 이스라엘 정부가 극단적인 우파 성향을 띨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이스라엘 전역을 단일 선거구로 의원 120명을 뽑는 이번 선거는 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전국 1만2천여 개 투표소에서 진행된다.
등록 유권자는 678만8천여 명이다.
각 정당은 최소 4석의 의석을 확보해야 원내 진출할 수 있으며, 기준선을 넘지 못한 정당의 득표는 사표가 된다.
총선 결과 확정 후에는 대통령이 가장 유력한 총리 후보자에게 연정 구성 권한을 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