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설계총국 "살림집, 자연지리적 조건·역사적 풍속·주변환경 고려해 설계"
'산간·벌방·해안지대별' 北 농촌주택, 지역 특색 있게 건설
북한이 도농격차 해소를 위해 농촌에 대대적으로 건설할 주택은 해당 지역·지형별 특색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짓게 될 전망이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31일 국가설계총국 민현주 부총국장의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건설할 농촌 주택의 설계 방향을 제시했다.

민 부총국장은 "천편일률적인 설계 방식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인민의 미감과 정서, 해당 지역의 특성이 살아나도록 설계부터 혁신했다"며 "새로 건설되는 농촌 살림집을 보면 알겠지만 설계에서부터 건축 형식이 같은 것이 하나도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산간지대편', 벌방(평야)지대편, 해안지대편으로 나뉘어 작성된 설계안들은 자연 기복을 이용하여 건물들을 배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면서 "건물들의 독특한 형식을 살리고 건물들 사이 예술적 호상성(상호성), 호환성, 연결성도 보장하였다"고 소개했다.

아울러 "단층 살림집은 다락식(테라스식) 평지붕형과 다락식 경사지붕형, 평지붕형, 경사지붕형으로, 소층 살림집은 독립형 평지붕 살림집과 독립형 경사지붕 살림집으로 나뉘여 해당 지역의 자연지리적 조건과 역사적인 풍속, 주변 환경을 충분히 고려하여 작성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를 들어 "해안 지대의 단층 살림집은 여름에는 시원한 느낌을 주는 푸른색으로 지붕 처리를 하고 태풍 피해를 적게 받도록 집 주변에 나무를 많이 심도록 하였다"며 "산간 지대의 소층 살림집은 산을 끼고 있는 주변 환경에 어울리게 지붕에 경사각도를 주어 눈석이물(눈녹은 물)이 흘러내릴 수 있게 하였다"고 덧붙였다.

북한은 지난 3월에 '농촌 살림집 설계안'들을 만들었으며, 백두산건축연구원, 평양도시설계사업소, 류경건설설계연구소, 평양건축대학 등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민 부총국장은 "각 도들이 경제사업에서 기본 건설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지방이 변하는 시대를 열어놓을데 대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4차 전원회의의 결정을 높이 받들고 농촌 살림집 건설을 본격적으로 다그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북한에서는 농촌 지역의 주택 건설은 해당 지역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사회주의 이상을 구현한 농촌 건설'이 올해 역점 사업으로 제시된 뒤로 설계 및 건설 자재를 중앙 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으로 지원하는 모습이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 이상촌' 건설을 핵심 의제로 제시하며 농업생산 증대와 식량 문제 해결 방안을 집중 논의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