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안양과 '연장 혈투'를 벌인 끝에 가까스로 프로축구 K리그1 잔류에 성공한 수원 삼성의 이병근 감독은 내년엔 이런 처지에 놓이지 않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이 감독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안양과의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마치고 "1-1이 됐을 때 선수들이나 저 자신도 두려움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준 덕분에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기뻐했다.
수원은 이날 1-1로 맞서며 이어진 연장전 막바지 오현규의 결승 골이 터지며 2-1로 승리, K리그1 잔류를 확정 지었다.
사흘 전 적진 안양에서 0-0으로 비겼던 수원은 이날 전반 안병준의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후반 아코스티에게 동점 골을 내주고 평행선을 이어가다 오현규의 극장 골로 '생존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시즌 정규리그 초반 하위권에 머물며 박건하 감독이 물러나고 뒤를 이어 친정팀 수원의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의 힘겨운 시즌도 웃음으로 마무리됐다.
"말 그대로 피를 말렸다"고 털어놓은 이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연장전에 들어가서 포기하려는 모습이 제게는 많이 보였는데, 저도 선수들도 포기하고 싶을 때 팬들이 뒤에서 할 수 있다고 외쳐주신 덕분에 선수들이 깨어나고 한 발 더 뛸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수원은 후반에 사리치가 페널티킥을 실축하고, 연장전엔 전진우의 헤딩 슛이 크로스바를 맞히는 등 앞서갈 기회를 여러 차례 놓치며 천신만고를 겪었다.
이 감독은 "사리치가 연습 때 페널티킥을 3차례 찬 것이 다 들어가서 자신감이 있었기에 시도해보겠다고 한 것 같다.
(실축으로) 생각하던 대로 경기가 돌아가지 않으니 긴장이 되고, 선수들이 다운될 수도 있을 거란 생각에 '할 수 있다, 같이 해 보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이어 해결사 오현규에 대해선 "교체를 해줄지 물어보기도 했는데, 이겨내겠다고 하더라. 결국 득점할 수 있는 건 최전방 공격수들이라고 생각하고 믿었다"며 "현규가 요즘 컨디션이 좋고 들소처럼 밀고 들어가는 힘이 있어서 그런 걸 원했는데, 드라마틱한 골을 넣어줬다"며 칭찬했다.
잔류로 '해피 엔딩'을 남기긴 했지만, K리그에서 4차례,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 5차례 정상에 오르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제패했던 인기 구단 수원이 강등의 갈림길에 선 건 구성원들이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이 감독은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는 밑에서 놀고 싶지 않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의지, 간절함이 더 필요하다.
동계훈련 때부터 바꿔봐야 할 것 같다.
선수단 보강도 잘해야 한다"며 "부족한 것을 내년엔 잘 채워서 팬들이 원하는 축구, 이기는 축구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보겸(27)이 삼천리 모자를 쓰고 출전한 첫 대회에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박보겸은 16일 태국 푸껫 블루캐니언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25시즌 개막전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80만달러)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2타를 기록한 박보겸은 이날 하루에만 7타를 줄이며 맹추격한 고지우(23)를 1타 차이로 따돌리고 개막전의 주인공이 됐다. 이번 우승으로 통산 3승을 기록한 박보겸은 대표적인 '늦깎이 스타'다. 또래선수들보다 다소 늦은 15세에 골프선수로 진로를 잡은 그는 2017년 프로 데뷔 이후 오랜기간 무명에 머물렀다.023년 교촌 레이디스 오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뒀지만 "운이 좋았다"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악천후로 인해 36홀로 단축된 경기였던 탓이다.박보겸이 달라진 것은 지난해부터다. 상반기동안 몸을 푼 그는 9월 KG레이디스오픈에서 배소현과의 연장 접전 끝에 준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경험이 큰 자산이 됐다"는 박보겸은 한달 뒤 상상인·한경와우넷 오픈에서 72홀 경기를 모두 소화하고 두번째 우승을 올렸다. 올 시즌을 시작하며 박보겸은 많은 변화를 감행했다. '골프명가' 삼천리와 후원 계약을 맺었고 새 매니지먼트사도 만났다. 삼천리골프단은 유망주와 성장가능성이 큰 선수를 발굴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지난 겨울 삼천리골프단은 박보겸을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지유진 삼천리스포츠단 부단장, 김해림 코치로부터 퍼트 훈련을 받으며 정교함을 키웠다.구질도 오랜기간 구사했던 페이드에서 드로로 바꿨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한 승부수였다. 효과는 시
더 재밌게, 더 짜릿하게 단장한 한국 프로야구가 돌아온다. 오는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LG-롯데전 등 다섯 개의 개막전을 필두로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정규시즌이 대장정을 시작한다. 지난해 한국 프로스포츠 최초로 1000만 관중(총 1088만7705명)을 돌파하며 새 역사를 쓴 KBO리그는 달라진 규칙, 새롭게 구성된 각 팀의 진용으로 올해 다시 한번 흥행몰이를 예고하고 있다. ◇더 빨라진 야구…150분 경기 가능할까8일부터 열리고 있는 시범경기부터 열기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는 평일 오후 1시에 시작한다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팬이 몰렸다. 전국구 인기 팀인 KIA와 잠실을 홈구장으로 둔 두산의 매치를 보려는 관중 1만5000명이 현장을 찾으며 시범경기답지 않은 열기를 뿜어냈다.올 시즌 프로야구는 달라진 규정으로 한층 더 긴장감 넘치는 경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시범 도입된 ‘피치클록’은 올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피치클록은 투구와 타격 준비시간을 제한하는 제도다.KBO는 올해부터 피치클록 위반 시 본격적으로 페널티를 부과한다. 타석 사이 간격은 33초, 투수의 투구 간격은 주자가 없는 상황에선 20초, 주자가 있을 때는 25초로 규정했다. 타석당 타자가 타임을 요청할 수 있는 횟수는 최대 2회다. 이를 위반하면 타자는 스트라이크, 투수는 볼의 제재를 받는다. 정규시즌 연장전은 기존 12회에서 11회로 축소해 운영한다.KBO에 따르면 지난해 피치클록 시범운영 결과 시즌 평균 경기 시간은 3시간13분으로 전년(3시간 16분)에 비해 소폭 줄었다. 볼카운트가 본격 도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의 ‘살아 있는 전설’ 이승훈(37)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한국 빙속의 역사를 새로 썼다.이승훈은 16일(한국시간) 노르웨이 하마르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7분59초52의 기록으로 전체 두 번째로 결승선을 끊었다. 그는 스프린트포인트 40점을 얻어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조반니니(7분56초47·스프린트포인트 60점)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동메달은 벨기에의 바르트 스빈크스(7분56초69·스프린트포인트 20점)가 가져갔다. 이승훈이 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것은 2016년 2월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매스스타트 금메달 이후 약 9년 1개월 만이다.이승훈은 레이스 막판에 승부수를 띄우는 기존 전략을 이번 대회에서도 그대로 썼다. 레이스 초반엔 후미에서 체력을 비축하다가 결승선을 한 바퀴 남기고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그는 마지막 곡선 주로에서 선수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선두 자리까지 꿰찼다.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1위를 유지하던 이승훈은 마지막 직선 주로에서 조반니니에게 추격을 허용했다. 조반니니와의 기록 차이는 단 0.05초였다.이승훈은 한국 빙속의 전설이다. 2010 밴쿠버동계올림픽부터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까지 네 차례 올림픽에 모두 출전해 금메달 2개, 은메달 3개, 동메달 1개를 땄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때는 남자 매스스타트에서 금메달과 동메달을 따며 세계를 호령했다.하지만 베이징올림픽 이후에는 국제대회에서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입상권에 들지 못하면서 기량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적지 않은 나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