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남 교수, 인천대 중국학술원 주최 中 당대회 세미나서 진단
"기술관료 늘어난 中 새 지도부, 장기적 미중경쟁 대비 체제"
테크노크라트(기술 관료)가 대폭 늘어난 중국 새 지도부 구성에는 장기적 미·중 전략경쟁과 대만 문제에 대비한 '전시(戰時) 내각'의 성격이 엿보인다고 국내 중국 전문가가 지적했다.

조영남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28일 인천대에서 이 학교 중국학술원 주최로 열린 중국 공산당 20차 당 대회 결과 분석 학술회의(온·오프라인 병행)에서 "새롭게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205명) 위원 중 기술 관료 비율이 49.5%에 달한다며 이같이 짚었다.

조 교수는 2017년 19차 당 대회때부터 중앙과 지방에 기술관료 비중이 확 늘어났으며 당시엔 중화학·기계·전자 분야가 중심이었다면 이번에 새로 등장한 기술관료 중에는 우주항공과 방위산업 관련 첨단 분야 전문가들이 눈에 띈다고 평가했다.

당 대회를 거쳐 재편된 제20기 중앙정치국(24명)에 새롭게 진입한 13명 중 우주항공 전문가인 마싱루이와 위안자쥔, 중국 최대 방위산업체 중국북방공업집단유한공사의 최고경영자 출신인 장궈칭 등 최소 6명이 과학·기술분야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또 당 중앙위원회에도 중앙군사위원인 리샹푸, 군사과학원 원장인 양쉐쥔, 중앙군사위 산하 과학기술위원회 부주임인 자오샤오저, 중국항공우주과학기술공사 출신 장칭웨이, J-20 전투기 설계에 기여한 황창 등 군사 관련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몇몇 포함됐다.

조 교수는 "중국이 다시 '기술관료 시대'로 돌아갔는데, 이는 미중 패권 경쟁의 관건이 누가 기술 경쟁에서 살아남느냐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 대회 업무보고에서 '강대한 위력 체계 구축'을 거론한 것은 전략 핵무기 전력을 강화하겠다는 뜻이라며 이 역시 미국을 견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와 더불어 72세인 장여우샤를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잔류시키고, 대만 담당인 동부전구 사령관이던 허웨이둥을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발탁한 것 역시 미중 대결과 대만 문제에 대비한 것이라며 '전시 내각'이라는 표현까지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조 교수는 평가했다.

다만 조 교수는 중국이 시진핑 3기에 대만 통일 문제를 이전보다 강하게 다루고 강조할 것이나 대만을 주도적으로 무력 공격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아울러 조 교수는 이번 당 대회를 통해 최고 지도부의 1인자와 다른 구성원 사이의 관계가 마오쩌둥, 덩샤오핑 시기처럼 '군신 관계'로 바뀌면서 중국이 "집단지도체제에서 1인 체제로 가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평가했다.

안치영 인천대 중국학술원장은 시 주석이 중심이 되어 이번 당 대회 인사 원칙과 방법을 결정한 것은 물론 실제 인사까지 시 주석이 주도했다고 진단한 뒤 "시진핑 개인이 강화되는 경향이 있으나 당의 다른 모든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는 시 주석 업무보고의 문화 영역에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 건설, 사회주의 핵심 가치관 실천, 중화문명의 전파력과 영향력 증강 등을 강조한 것으로 미뤄 "중국이 사회통제 강화 방향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국금융연구원 지만수 박사는 이번 당 대회 계기에 '공동부유'가 거론됐으나 그 의미가 확대 또는 구체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20차 당대회 이후 중국 경제정책 전반의 '좌선회(사회주의 경향 강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기술관료 늘어난 中 새 지도부, 장기적 미중경쟁 대비 체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