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에 대한 북한의 어떤 핵 공격도 용납할 수 없다”며 “정권의 종말로 끝날 것”이라고 강력 경고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북핵 관련 미국의 대북 경고 가운데 가장 수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미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발표한 ‘2022 핵태세보고서(NPR)’에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와 같은 규모의 경쟁자는 아니지만, 미국과 동맹 및 파트너들에 억지력 면에서 난제가 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전략은 핵·화학·미사일·재래식 역량의 위협을 인정하고 특히 김정은 정권에 핵 사용 시 심각한 결과가 있을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김정은 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생존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는 “미국은 역내 핵 분쟁을 억제하기 위해 전략폭격기와 핵무기 등의 전진배치를 포함해 핵전력을 융통성 있게 전개할 것”이라며 한반도 내 전략자산 배치 가능성도 내비쳤다. 미국이 이날 일괄 공개한 ‘국가방어전략(NDS)’ 보고서에서는 중국을 ‘가장 중대한 도전’, 러시아를 ‘당면한 위협’으로 표현했고 북한을 ‘기타 상존하는 위협’으로 분류했다.

미국의 강력한 경고에도 북한은 28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두 발을 동해로 발사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11시59분부터 낮 12시18분까지 강원 통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두 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 14일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로 추정된 SRBM을 쏜 뒤 2주 만이다.

군 당국은 우리 군의 실병 기동훈련인 ‘호국훈련’이 시행 중인 가운데 북한이 도발을 감행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가안보실은 윤석열 대통령에게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상임위원들은 “북한이 또다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반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지적했다.

우리 군은 예정된 훈련 일정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군은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미 7공군사령부와 연합 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스톰’을 시행한다. F-35A, F-15K 등 우리 공군 140여 기와 미 공군 100여 기가 참여하는 대규모 훈련이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7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발다이 클럽 행사에서 “우리는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와 탄약을 공급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며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관계는 파탄 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출근길에 관련 질문을 받고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대해 늘 인도적이고 평화적인 지원을 국제사회와 연대해서 해왔고 살상무기를 공급한 사실이 없다”며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우리 주권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