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윌리엄!
[신간] 진지하면 반칙이다·이국에서
▲ 진지하면 반칙이다 = 류근 지음.
류근 시인이 4년 만에 낸 신작 에세이다.

2018년 1월부터 올해 8월까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중 많은 사랑을 받은 130여 편을 28컷의 일러스트를 담아 묶었다.

시인은 시가 "삶의 비참함을 이기는 칼 한 자루"가 될 수 있다며 시와 문학에 관한 생각을 풀어놓고, 일상의 소중함과 위대함에 대해 얘기한다.

등록금이 없던 그를 위해 그림을 그려주던 소설가 이외수 등 특별했던 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털어놓고, 때론 날 선 비판으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과 연대하자는 당부도 한다.

풍자와 해학, 유머를 넘나드는 그의 이야기에는 사람과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애정이 깃들어 있다.

시인은 살아내고 살아가느라 앞으로도 애쓸 이들에게 이렇게 위로를 건넨다.

"무게를 버리고 걸음을 늦춰야 한다.

여행지에서 집을 짓는 바보처럼 살 수는 없는 일이다.

구름처럼 티끌처럼 한 계절 왔다 가는 풀꽃처럼 살아야 한다.

"
해냄. 320쪽. 1만8천 원.
[신간] 진지하면 반칙이다·이국에서
▲ 이국에서 = 이승우 지음.
중견 소설가 이승우가 2017년 '사랑의 생애' 이후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장편이다.

주인공은 자신이 모시던 시장의 재선을 앞두고 뇌물 스캔들이 터지자, 그 책임을 뒤집어쓰고 한시적인 잠행을 감행한다.

마치 현실 정치 같기도, 영화 속 한 장면 같기도 한 설정이다.

그가 위장 신분으로 입국한 곳은 보보민주공화국. 군부 독재에 종교적인 분쟁으로 정세가 혼란한 나라다.

문제는 보보공화국 정부가 입국 목적이 불확실한 외부인 추방 포고령을 내리면서 발생한다.

한국에 돌아갈 수도 없는 주인공은 아무 대책도 없지만 스스로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에 부닥친다.

떠나 온 이국에서도 공동체적 재난과 불행은 동일하게 벌어진다.

국가 폭력 앞에 무력한 개인의 고통이 있고, 내부인이지만 외부인으로, 외부인이지만 내부인처럼 사는 이들도 있다.

소설은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본능, 욕망과 구원의 문제, 머무르거나 떠돌 수밖에 없는 인간의 삶을 정면으로 바라본다.

이승우는 작가의 말에서 "어디에나 있는 다른 나라, 그리고 한 사람 안의 외부인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고 이야기한다.

은행나무. 356쪽. 1만6천 원.
[신간] 진지하면 반칙이다·이국에서
▲ 오, 윌리엄! =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지음. 정연희 옮김.
미국 작가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가 지난해 발표한 장편이다.

올해 세계적인 권위의 문학상인 영국 부커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

2016년 역시 맨부커상 후보에 올랐던 장편 '내 이름은 루시 바턴'의 후속작으로, 루시 바턴을 화자로 삼아 쓴 두 번째 소설이다.

'나의 첫 남편 윌리엄에 대해 몇 가지 말하고 싶다'란 문장으로 시작하는 소설은 회고를 통해 사랑과 상실, 기억과 트라우마 가족의 비밀을 이야기한다.

작가는 한때는 남편이었고 이제는 오랜 친구인 윌리엄과 루시의 복잡하고도 섬세한 관계를 특유의 스토리텔링과 명료하고 정제된 문장에 담아냈다.

문학동네. 312쪽. 1만6천 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