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경찰청, 유사수신 업체 대표 등 일당 13명 검거

해외 코리아타운 건설에 투자하면 고수익을 내게 해주겠다며 2천여명으로부터 177억원을 받아 가로챈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코리아타운 건설 투자하면 고수익" 2천여명에게 177억 가로채
제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유사수신 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과 사기 등의 혐의로 유사수신업체 회장 A씨 등 13명을 검거하고 이 중 4명을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2018년 7월부터 올해 8월까지 '동남아 국가에 코리아타운을 건설한다'고 속여 제주도민 133명을 포함해 피해자 2천200여명을 다단계 방식으로 관리하면서 총 177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의 약 70%는 60대 이상 고령층이며, 1인당 피해 액수는 적게는 45만원에서 많게는 3억∼4억에 달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수사 결과 주범인 A씨와 B씨는 국내 방송에서 성공한 해외 사업가로 소개됐던 C씨와 공모해 2018년 7월 C씨 명의의 해외 법인을 설립한 뒤 한국에 지사와 센터를 두고 회원을 모집했다.

A씨와 B씨는 C씨가 위촉한 동업자 또는 한국지사장 등으로 행세하며 서울·제주·부산 등 국내 8개, 해외 2개 센터를 만들어 센터장을 임명해 투자자를 모집했다.

각 센터장은 가입 금액에 따라 시스템상 현금과 같은 기능을 하는 '주권'과 수당에 차등을 두고 10년이면 원금의 512배에 달하는 수익이 발생하며, 회원은 35억원 상당의 해외 풀빌라를 할인된 가격에 분양받을 수 있다고 홍보하면서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이들은 C씨가 나온 방송 영상과 코리아타운을 건설한다는 국가의 원주민과의 협약서 등을 홍보자료로 제작해 피해자들을 유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실제로 코리아타운 개발은 추진되지 않았으며, 후순위 가입자가 낸 돈으로 수당을 지급하는 속칭 '돌려막기'를 한 것으로 조사됐다.

C씨는 외국 국적자라 인터폴에 공조를 요청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김항년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투자설명회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 확실한 수익체계 없이 고수익을 보장한다거나 다른 투자자를 유치하면 추천 수당을 준다고 현혹하는 등의 권유는 범죄일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코리아타운 건설 투자하면 고수익" 2천여명에게 177억 가로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