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일본대표팀 감독 앞에서 방향 가리지 않고 부챗살 2루타
1년 내내 변함없이 잘 치는 이정후, PO서 2루타만 벌써 4방
2022년 프로야구 '타격 5관왕'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의 방망이는 1년 내내 쉬지 않고 굉음을 낸다.

이정후의 안타 행진은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을 가리지 않는다.

국외 야구 관계자들이 보러왔다면 더 잘 친다.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대표팀을 이끄는 구리야마 히데키 감독은 24∼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1∼2차전에서 이정후를 중점적으로 봤다.

1년 내내 변함없이 잘 치는 이정후, PO서 2루타만 벌써 4방
구리야마 감독은 "이정후를 보려고 왔다"고 한국 취재진에게 당당하게 밝혔고, 이정후는 두 경기에서 2루타 4방을 쉬지 않고 터뜨리며 '잘 보고 가시라'고 화답했다.

결정적인 실책 3개로 키움이 자멸한 1차전에서 이정후는 3회 우중간 2루타, 8회 우선상 2루타로 1루에 있던 주자를 두 번 3루에 보냈다.

5타수 3안타를 친 2차전에서도 이정후는 2회 우익수 키를 넘기는 큼지막한 2루타와 6회 기술적으로 밀어 좌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차례로 날렸다.

류지현 LG 감독은 "어떤 투수를 내보내더라도 다 잘 친다"며 이정후를 막을 계책은 사실상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1년 내내 변함없이 잘 치는 이정후, PO서 2루타만 벌써 4방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투수들이 평소보다 더 집중하여 견제하기에 중심 타자들이 부진을 겪기 마련'이라는 통설은 이정후에겐 안 통한다.

스트라이크존 내외곽 코스, 구종에 개의치 않듯 이정후는 안타를 때릴 투수도 따지지 않는다.

이정후를 거르자니 김혜성과 야시엘 푸이그의 타격 감각도 만만치 않아 LG의 고민도 크다.

이정후는 올해 PO 두 경기에서 9타수 5안타(타율 0.556)를 쳤다.

그중에 2루타가 4개로 장타율은 1.000이다.

2루타 2개를 더 치면 이정후는 신명철이 2008년 작성한 단일 플레이오프 최다 2루타(6개)와 타이를 이루고, 3개를 더 때리면 손시헌이 보유한 플레이오프 통산 최다 2루타(9개) 수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1년 내내 변함없이 잘 치는 이정후, PO서 2루타만 벌써 4방
어느 팀에 뒤지지 않는 가을 야구 단골인 히어로즈의 멤버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정후는 포스트시즌 경기를 치를수록 더욱 화끈한 몸짓을 선사한다.

2루타를 치고 나갈 때마다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양팔을 펴 위로 올리고 열광적인 분위기를 주도한다.

타격에 가려졌던 주루와 수비 실력도 정상급으로 올라왔다.

박용택 KBSN 해설위원은 "누가 가르쳐준다고 배울 수 없는, 타고난 능력"이라며 이정후의 공·수·주 삼박자에 놀라워한다.

1년 내내 변함없이 잘 치는 이정후, PO서 2루타만 벌써 4방
이정후는 데뷔한 2017년을 빼고 2018년 이래 5년 내리 가을 야구에 출전 중이다.

26일 현재 이정후의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은 타율 0.386(101타수 39안타), 19타점이다.

통산 24경기에서 아직 홈런은 못 때렸다.

이정후의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 안방인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터질지, 곧 매제가 될 LG 마무리 고우석과 팀의 운명을 좌우할 투타 대결이 성사될지, PO 3∼4차전에 야구팬의 시선이 쏠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