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아시아교육협회 설립부터 사교육업체 대표와 공동출연"(종합2보)

안민석 의원 "사교육업체 이익 대변한 활동 아닌지 해명 필요"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교육격차 해소를 표방하는 사단법인을 설립할 당시 사교육업체 대표가 출연금의 절반 이상을 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후보자가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퇴임 이후 에듀테크 업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이면서 28일 예정된 인사청문회에서 사교육업체와의 이해충돌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이 25일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사단법인 아시아교육협회 설립 허가 신청서를 보면 이주호 후보자와 에듀테크 업체 대표 A씨 등 2명이 법인 초기 운영재산을 출연했다.

A씨는 2천400만원, 이주호 후보자는 1천900만원을 각각 협회 운영재산으로 무상 출연한다는 증서를 썼다.

당초 협회는 누리집에 공개한 기부금 모금·활용 명세서에 A씨가 협회 설립 다음 달인 2020년 5월 2천400만원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법인 설립 신청서를 보면 A씨의 출연 증서는 2019년 11월 이주호 후보자와 같은 날 쓰여졌다.

이 후보자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주도적으로 공익법인을 결성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설립 당시 운영재산만 놓고 보면 사실상 에듀테크 업체 대표와 6대4 비율로 공동 출연한 셈이다.

A씨가 운영하는 에듀테크 업체 누리집을 보면 전국 220여 개 프랜차이즈 수학 전문학원과 전국 74개 직영 초·중·고 종합학원을 운영한다고 쓰여 있다.

A씨는 에듀테크 관련 협회 회장도 맡고 있다.

협회에는 유명 사교육업체와 교과서·참고서를 발행하는 출판업체 등 약 130개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해 있다.

앞서 A씨는 이 후보자가 올해 초 서울시교육감 예비후보로 출마했을 당시에도 500만원을 후원했다.

이처럼 이 후보자의 최근 활동을 A씨가 계속 지원해 온 것으로 보이자 정치권에서는 그가 사실상 이 후보자와 에듀테크 업체들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안민석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장관 퇴임 후 공교육 정상화를 위한 공적 활동을 한 것인지 아니면 사교육업체의 이익을 대변한 공생을 공적 활동으로 포장한 것인지 해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사교육업체와의 이해충돌 우려는 다른 곳에서도 제기됐다.

국회 교육위 도종환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울시교육청에서 받은 아시아교육협회 연구 지출내역을 보면 협회는 지역아동센터 등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활용 교육 연구에 에듀테크 업체 아이스크림에듀의 학습기기를 쓰고 대여료를 지급했다.

아이스크림에듀는 2020년 협회에 1억원을 기부했는데 협회는 아이스크림에듀에 대여료로 약 1억3천600만원을 지급했다.

다만, 박기석 아이스크림에듀 회장은 이날 브랜드 개편 기자간담회에서 "해외 진출을 위해 협회와 협력관계를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어떤 것도 이뤄진 것은 없다"고 기부 배경을 설명했다.

박 회장은 이 후보자와 개인적 친분은 없다며 "(이 후보자가) 장관을 한 번 하셨는데 또 장관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해서 오히려 (지명 직후) 협회와 일을 하기 어렵게 됐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교육부 인사청문회준비단도 이 후보자가 사교육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활동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인사청문준비단은 "(후보자가 낸) 법인 초기 운영재산은 출연금이 아닌 기부금"이라며 "비영리 사단법인 특성상 일반 회사법인처럼 출연지분에 따라 의결권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기부금을 낸 업체의 기기를 활용한 것에 대해서는 "연구·사업 발주기관의 수요,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기 임차비용 등을 고려해 연구진이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