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공원서 낙엽 쓸기 대신 '곤충 분해' 실험
"애써 낙엽 쓸지 마세요.

"
네덜란드 주요 도시인 에인트호번에서 주민들에게 송풍기나 갈퀴로 공원의 낙엽을 쓸지 말고 그대로 둘 것을 당부했다.

시 당국은 공원에 쌓이는 낙엽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하다 겨울을 나는 곤충들에게 맡기기로 결정했다.

보기에는 좀 지저분해 보여도 곤충들이 알아서 낙엽을 분해하면 생태계 복원에 도움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한 당국자는 2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사람들은 낙엽을 치워 거리를 깨끗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왔다"며 "그러나 공원 낙엽은 그대로 둘 작정"이라고 말했다.

한 조경 업체 관계자도 "정원을 예쁘게 가꿔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것을 애써 설명하고 있다"며 낙엽을 그대로 두면 여러 가지 면에서 환경 보전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자연의 원리가 작동하면 생태계 복원과 생물 다양성 보전 외에도 잡초가 덜 자라고 여름에 물을 덜 줘도 되는 이점이 있다"면서 "빗물이 금세 배수구로 빠져나가지 않는 등 자연의 순환 과정 전체가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에인트호번시는 또 주민들이 집 주변과 길가에 떨어진 낙엽을 시 전역에 배치된 200개의 '낙엽통'에 담아 뒀다가 이듬해 봄 식수 때 토양 덮개나 퇴비로 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당국자는 낙엽을 퇴비로 쓰는 데 대해 못마땅하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면서, "그렇게 해야 우리가 메마르게 만든 땅이 복원된다고 설명하면 다들 이해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