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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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는 영국 금융시장 불안 해소 기대감에 상승했다. 중국 시진핑 주석의 3연임에 따른 정치 리스크 우려로 홍콩 증시는 변동성 확대에 휩싸일 전망이다. 국내 증시는 미 증시 상승에도 불구하고 중화권 증시의 향방을 살피며 눈치보기 장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 코스피 일단 상승 출발 예상

25일 국내 증시는 전일 미국 증시 영향에 따라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중국 시진핑 주석 3연임에 따른 리스크 우려는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미 증시가 영국 금융불안 우려 해소 및 중국 정치 이슈를 소화한 가운데 상승한 점은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라며 "물론 경기둔화 우려가 여전하지만 경기나 정치보다는 실적에 주목하며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NDF 원달러 환율 1개월물은 1443.25원으로 이를 반영하면 원달러 환율은 3원 상승 출발, 코스피는 0.3% 내외 상승 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염승환 이베스트투자증권 이사는 "영국 정치 리스크 해소 기대감이 커졌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피벗 기대감도 높아진 상황이기 때문에 상승장은 조금 더 이어질 전망"이라며 "특히 TSMC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주 기대는 국내 증시 수급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중국발 불확실성은 상존하겠지만, 기존 호재성 재료(미 Fed 긴축 속도 조절 기대, 영국 리스크 해소 등)에 따른 서방국가 증시 강세 효과 속 기아차 등 개별 기업 실적시즌에 영향을 받으면서 견조한 주가흐름을 보일 것"이라며 "10월 이후 외국인 순매수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패시브 혹은 자산배분 펀드들이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진 중국 대신 한국 등 다른 아시아 국가로 일정부분 이동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증시 자금 흐름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美 증시 기업 실적 주시하며 상승

미국 증시가 이번 주 예정된 기술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상승했다. 24일(현지시간)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417.06포인트(1.34%) 오른 3만1499.62로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전장보다 44.59포인트(1.19%) 상승한 3797.34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92.90포인트(0.86%) 뛴 1만0952.61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주 주말을 앞두고 미국 Fed의 향후 금리 인상 속도가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가 되살아났다.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대형 기술 기업들의 실적도 주시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알파벳(25일), 마이크로소프트(25일), 애플(27일)과 아마존(27일) 등의 기업 실적이 발표된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오름세를 지속했으나, 2년물 금리는 하락해 혼조세를 보였다. 영국의 채권시장 불안은 다소 진정됐다. 차기 영국 총리에 리시 수낵 전 재무 장관이 발탁되면서 시장은 일단 관망세로 돌아섰다.

한편 12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47센트(0.55%) 하락한 배럴당 84.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3거래일간 상승했으며,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소폭 하락했다.

■ 시진핑 3기에 美상장 中 5대기업 시총 75조원 증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충성파 일색으로 채워진 '시진핑 3기' 출범에 중국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특히 시 주석이 강하게 규제해온 빅테크주들의 낙폭이 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팩트셋과 다우존스마켓데이터를 인용해 미국에 상장된 5대 중국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하루 만에 521억7000만달러(약 75조2291억원)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시가총액이 높은 중국 주식은 알리바바, 판둬둬, 징둥닷컴, 차이나텔레콤, 넷이즈 등 대부분 기술주들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6.36% 폭락해 2009년 초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중국 공산당은 지난 몇 년간 테크 분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를 위한 '제로 코로나' 방역 조치로 민간 경제를 옥죄었다고 CNBC는 진단했다. 상하이 봉쇄를 주도한 리창 상하이시 당 서기가 총리로 내정되는 등 새 지도부 인사 대부분이 경제 정책을 주도한 경험이 적다는 사실도 시장에서 악재로 받아들이고 있다.

■ 꺾이지 않는 기대인플레

소비자들의 물가 전망에 해당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이 석 달 만에 다시 상승 전환했다. 국내 소비자들은 공공요금 인상, 유가 상승세 지속 등으로 인해 고물가 흐름이 당분간 꺾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셈이다.

아파트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주택가격전망지수는 3개월째 사상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6개월 후 금리가 더 오를 것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한 달 만에 다시 늘어났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대인플레이션율은 9월(4.2%)보다 0.1%포인트(p) 높은 4.3%로 집계됐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지난 7월 4.7%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가 8월(4.3%), 9월(4.2%) 두 달 연속 하락했지만 10월 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였다.

■ 4대 금융지주 3분기 순익 10% 증가할 듯

25일 KB 신한 하나 우리 등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일제히 지난 3분기(7~9월) 실적을 발표한다. 전문가들은 이들 금융지주가 지난 3분기에 4조500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동기(4조1208억)보다 약 10% 증가한 규모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의 누적 순이익은 13조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자 수익이 많이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된다. 주택담보대출 등 은행 주요 대출의 최고 금리는 연 7%에 달할 정도로 치솟고 있다. 국내 은행의 평균 예대금리차는 지난 6월 말 1.82%에서 9월 2.27%로 확대됐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