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시각
손은주 신한투자증권 랩운용부장

[마켓PRO] "필수소비재·헬스케어 등 경기방어주 비중 늘릴 때"

작년과 올해의 시장 변동성을 겪으며 지녀왔던 큰 고민은 시장 참가자들이 지난 10년간 정의하고 사용하였던 자산의 성격, 스타일들이 현재의 시장 환경에도 포트폴리오 내에서 과거와 똑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가에 대한 점이었습니다. 시장의 위험요인들의 성격이 변화함에 따라, 이를 방어하고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도모할 수 있는 자산 전략 또한 변화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제롬 파월 연준의장 비롯한 연준 위원들은 글로벌 매크로환경은 COVID19 팬데믹 이후에 새로운 뉴노멀(New Normal)로 진입하고 있으며, 높은 물가 수준의 장기화와 인플레이션을 따라가지 못하는 임금 상승으로 취약계층의 타격이 매우 크다고 지적하였습니다. 또한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너무 적게 행동하는 대가가 너무 많이 행동하는 대가보다 더 크다’고, 고강도 긴축을 이어가겠다는 연준의 의견에 일각에서는 급격한 금리 인상의 여파로 세계적 경기침쳬가 우려되어 ‘긴축의 속도 조절’을 주문하며, 다양한 정책적 노력의 필요성을 언급하였습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도 시장 대응관점에서 마찬가지일수 밖에 없는 과제로 고물가, 저성장이라는 매크로 국면 변화 속에, 금융시장과 자산을 바라보는 전략적인 시각 또한 달라질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전세계 경제가 지금도 어렵지만 내년에는 더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경제가 어렵다고 모두가 제 살길만 찾는다면 시장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며 더 큰 위기로 확산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악순환 고리’를 막을 대책입니다. 어려울 때 일수록 가장 약한 곳이 먼저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금융시스템에 큰 충격을 주게 될 수도 있는 지금 정부의 금융정책 또한 적극적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상반기까지 금리상승과 인플레이션 리스크의 헷지 관점에서 에너지 금융 섹터등 전통적인 가치주들이 포트폴리오의 안정성 강화 측면에서 의미있는 역할을 하였다면, 주요 중앙은행들의 긴축정책 경로의 중반기로 접어든 지금은 경기 하락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전략이 포트폴리오 안정성 관점에서 점차 중요해지는 시점이라 판단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방어적인 전략의 핵심은 결국 변동성 국면에도 본래의 가치를 지킬 수 있는 자산들, 다시 말해 경기 여건이 악화되는 과정에서도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믿을 수 있는 신용도를 가진 자산들이 될 것입니다.

포트폴리오 전략으로 긴축전환의 경로에서 높아지고 있는 경기 하락 위험에 대해 대응하고,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강화하는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이에 따라 필수소비재, 헬스케어 섹터 등 경기 방어력이 강한 스타일과 대형가치주, 국공채·투자등급이상의 우랑 채권 비중을 확대하는게 바람직해 보입니다. 더불어 주식과 채권 자산의 전반적인 듀레이션을 낮추며 포트폴리오의 시장민감도를 낮춤으로써, 시장 변동성 확대 구간에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불확실했던 요인들이 하나 둘,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어려운 시장 환경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시장의 변동성을 방어하되 그 과정에서 살아나고 있는 다른 기회 요인들, 상대적으로 우위를 가진 자산들에 대한 지속적인 발굴로,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좀더 나은 방향성을 찾아 갈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어려운 시장입니다.

두려움이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용기와 인내를 가지고 방어하되 투자의 기회를 찾는 자세로 대응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