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블 무산' 전북·'강등권 사투' 서울, 27·30일 홈앤드어웨이 승부
축구요정의 힐링, 누가 받을래?…전북vs서울 FA컵 결승 격돌
이기면 '힐링(치유)'이고, 지면 나락이다.

프로축구 FC서울과 전북 현대가 27일 오후 7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2 하나원큐 FA컵 결승전 1차전을 치른다.

이어 30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2차전을 치러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른다.

두 구단 모두 올 시즌 큰 상처를 입었다.

서울은 후반기 강등권 언저리까지 추락했다.

역대 2번째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하기 직전까지 갔으나 다행히 최종전에서 승리해 잔류 마지노선인 9위로 시즌을 마쳤다.

축구요정의 힐링, 누가 받을래?…전북vs서울 FA컵 결승 격돌
트레블(3관왕)과 리그 6연패를 외치며 호기롭게 시즌을 시작한 전북은 여태 빈손이다.

K리그1에서는 울산 현대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준결승에서 져 탈락했다.

두 구단 모두 '사령탑 경질'을 요구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꽤 크다.

24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양 팀 사령탑의 표정에 결의만큼이나 불안감도 많이 묻어난 이유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꼭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다짐했고, 안익수 서울 감독은 "'마지막 선물'로 (팬들의 마음을) 치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힐링'을 받으며 시즌을 마칠 수 있는 것은 단 한 팀뿐이다.

축구요정의 힐링, 누가 받을래?…전북vs서울 FA컵 결승 격돌
역대 전적을 놓고 보면 전북이 확실하게 우위에 있다.

두 팀은 FA컵에서 2005년과 2009년 두 차례 만났다.

두 번 모두 16강에서였는데 전북이 각각 2-1, 3-1로 승리했다.

올해 리그 상대전적에서도 전북이 1승 2무로 앞선다.

가장 최근인 9월 7일 맞대결은 0-0 무승부로 끝났다.

FA컵 우승 경험도 전북이 많다.

이 대회에서 통산 4차례 우승한 전북은 이번에 승리하면 수원 삼성(5회)과 통산 최다 우승 동률을 이룬다.

또 K리그(9회)와 FA컵에서 모두 최다 우승 구단으로 자리매김한다.

진정한 '명가의 타이틀'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축구요정의 힐링, 누가 받을래?…전북vs서울 FA컵 결승 격돌
서울은 2015년 FA컵 우승, 2016년 리그 우승 이후 어떤 대회에서도 우승하지 못했다.

전력에서도 리그 득점왕 조규성, 미드필더 백승호, 국내 최고 풀백 김진수 등 국가대표 주전급 선수들을 전 포지션에 걸쳐 고루 보유한 전북이 중원과 수비가 허술한 서울에 크게 앞서 보이는 게 현실이다.

다만, 서울에는 전북을 누구보다 잘 아는 외국인 골잡이 일류첸코가 있다.

일류첸코는 지난 시즌 전북의 리그 우승을 구스타보(전북)와 쌍끌이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전북에서 입지가 흔들리더니 여름에 서울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축구요정의 힐링, 누가 받을래?…전북vs서울 FA컵 결승 격돌
시즌 마지막 승부인 만큼, 일류첸코는 '일류'의 자존심을 걸고 이번 2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으로 보인다.

또 서울은 이번에 승리하면 다음 시즌 ACL 출전권을 손에 넣을 수 있어 FA컵 우승이 전북보다 2배 더 간절하다.

서울 미드필더 팔로세비치와 전북 골잡이 구스타보는 득점왕에 도전한다.

32강에서 탈락한 포항 스틸러스의 허용준이 4골로 대회 득점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팔로세비치가 3골, 구스타보가 2골로 추격하고 있다.

남은 2경기에서 얼마든지 순위가 뒤집어질 수 있다.

득점 수가 같으면 출전 경기가 적은 선수가 득점왕 타이틀을 가져간다.

따라서 허용준을 제치려면 팔로세비치는 2골, 구스타보는 3골을 넣어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