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 이어 가스관 부품까지 공조
이란, 러시아에 가스관 터빈 40대 수출키로…양국 밀착 가속
이란이 러시아에 가스 터빈 40대를 수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AFP 통신 등이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란 국영 가스 업체의 자회사인 이란가스엔지니어링개발회사(IGEDC)의 레자 누샤디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관영 매체에 "러시아에 이란제 터빈 40대를 수출하는 계약을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란 산업이 "미사일, 드론 분야에서만 성공을 거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계약이 언제 체결됐는지, 터빈이 언제 전달될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발언은 무기 부족에 시달리는 러시아가 이란제 드론 등 무기를 들여가 우크라이나 공격에 투입하는 것으로 서방이 지목한 가운데 나온 것이다.

특히 가스관 터빈을 놓고 서방과 러시아는 지난 6월부터 힘겨루기를 이어왔다.

당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서방 제재에 맞서 유럽행 가스 차단을 현실화했는데, 앞서 캐나다에 수리차 보낸 가스관 터빈이 서방 제재 탓에 반환되지 않는 바람에 유럽으로 가스를 보낼 수 없다는 게 러시아가 내세운 명분이었다.

이를 빌미로 러시아 국영 가스프롬은 유럽행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1의 공급 용량을 대폭 축소했고, 현재까지도 터빈 반환을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에서 가스 가격이 치솟으며 에너지 대란이 불거지자 캐나다는 8월 터빈 5대를 추가로 반환하겠다고 밝혔지만 러시아는 앞서 캐나다에서 독일로 도착한 터빈 1대조차 수령을 거부 중이다.

이란은 반미(反美) 대열에서 러시아와 공조를 확대하는 추세다.

누샤디 CEO는 이날 발언에서 러시아를 겨냥한 미국 제재가 가스 시장에서 러시아를 제외하려는 목적이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최근 몇년간 미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생산 공장을 광범위하게 설립했다"면서 "최근 러시아산 전면 수출 금지,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 폭발로 미국은 가스 수출에서 최대 경쟁자 중 하나를 효과적으로 제거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이란은 각각 세계 최대 가스 매장국 중 하나로 꼽히며, 둘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다.

앞서 러시아는 이란 석유 산업에 400억 달러(57조2천억원) 정도를 투자하기로 7월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