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3일 출근은 직원들과 회사간 절충점…"당분간 지속될 듯"
경기침체 우려로 생산성 독려…구글 CEO "20% 생산성 높여라"
[빅테크 달라진 일터] ④'하이브리드 근무' 지속 가능?…성과·효율성이 관건"
구글에 다니는 로이스 커씨는 회사의 주3일제 도입에 '역행'하는 '1인'이다.

주 3일만 회사에 나가면 되지만 코로나 이전 처럼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다.

사무실이 더 편하기 때문이다.

커씨는 "회사가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기도 하지만, 나가면 집에서 애써 신경 써야 하는 모든 것을 다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에서는 직원들에게 하루 세끼 밥을 제공한다.

메뉴도 멕시칸 푸드, 햄버거, 인도식, 샐러드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원하는 것을 선택만 하면 된다.

채소는 유기농이 사용되는 등 건강까지 고려됐다.

바리스타가 직접 만들어주는 커피도 마실 수 있다.

피트니스는 물론, 수영도 할 수 있다.

지난 6월 문을 연 베이뷰 캠퍼스에는 주 3일 출근만 하는 데에도 직원들을 위한 공간이 더 마련됐다.

직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협업과 소통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비슷하다.

MS에서는 아침과 점심을 푸드 코트처럼 골라서 먹을 수 있다.

커피는 항상 준비돼 있고 간식도 공짜로 먹는다.

피트니스도 7일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있고, 농구 등을 할 수 있는 체육관도 있다.

회사에서 근무하면 누릴 수 있는 '특권'인 셈이다.

아마존도 바리스타가 직접 커피를 만들어 준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돈을 내고 마셔야 했지만, 지금은 '공짜'로 바뀌었다.

[빅테크 달라진 일터] ④'하이브리드 근무' 지속 가능?…성과·효율성이 관건"
빅테크 기업들이 경기 침체 우려로 비용 감축에 나서는 상황에서도 직원들을 위한 오피스 근무 환경을 유지하거나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애플은 팀 이벤트를 부활시키고 있다.

일주일 중 하루는 일찍 일과를 끝내고 팀원끼리 맥주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는 '비어 배시'(Beer bash)가 대표적이다.

주 3일 출근이 의무인 애플은 직원들이 주로 화∼목요일 3일간 가장 많이 회사에 나온다.

'비어 배시'는 주로 금요일에 열린다.

이러한 풍경은 회사가 재택 근무를 허용하고 사무실 근무와의 균형찾기를 위해 고민하는 와중에도 여전히 직원들을 사무실로 손짓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읽히기도 한다.

빅테크 직원들도 회사가 출근 일수를 늘리고 오피스 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기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여긴다.

현재의 주 3일 출근은 대체로 더 많은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들과 사무실 근무를 원하는 회사 간 절충점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런 원격 근무가 언제까지 어떤 형태로 지속될지 현 단계에서는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원격근무의 확대 및 지속성 여부는 경제적 상황과 함께 생산성과 업무 효율성에 달렸다는 점은 분명하다.

[빅테크 달라진 일터] ④'하이브리드 근무' 지속 가능?…성과·효율성이 관건"
경기 침체가 우려되면서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직원들의 생산성 향상을 촉구하고 있다.

구글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회사가 확실히 하고 싶은 것은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도록 하는 것"이라며 20% 생산성 향상을 주문했다.

그럼에도 현재와 유사한 '하이브리드' 근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이미 직원들은 원격 근무에 익숙해졌고 회사로서는 온전한 오피스 근무를 재촉할 수 있는 명분도 강하지 않다는 것이다.

코로나19 기간 원격근무 속에서도 테크 기업들은 사상 최대의 매출과 이익을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

원격근무의 생산성과 효율성이 사무실 근무에 비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다.

애플 한 엔지니어는 "보수적으로 운영하고 싶어하는 관리자도 있고 원래대로 돌아가면 효과도 있겠지만, 재택근무의 효율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상황에서 회사가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인터넷 등 기술의 발달로 제반 근로환경이 원격근무를 지속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과 회사 입장에선 직원들의 업무 시간과 각종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는 것도 하이브리드 근무형태의 장점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이후 기업의 실적 등에 변화가 온다면 근무 형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시각도 일각에서 고개를 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