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이중화가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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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 사태' 계기로 존재감 커지는 데이터센터
모든 전기선은 이중 구조
변압기·발전기·UPS 등 장치
화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전력공급·데이터 전송 위한 것
국내 데이터센터 156개소
2025년 188개로 늘어날 듯
안전 대비해 서버 분산 운영
가능한 멀리 두는 것이 최선
"비상상황 대응 훈련이 중요"
해외선 2중·3중 서비스 체계
한 곳 문제 돼도 무중단 서비스
서버 프로그램 이중화되어도
비상훈련 없으면 '무용지물'
모든 전기선은 이중 구조
변압기·발전기·UPS 등 장치
화재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
전력공급·데이터 전송 위한 것
국내 데이터센터 156개소
2025년 188개로 늘어날 듯
안전 대비해 서버 분산 운영
가능한 멀리 두는 것이 최선
"비상상황 대응 훈련이 중요"
해외선 2중·3중 서비스 체계
한 곳 문제 돼도 무중단 서비스
서버 프로그램 이중화되어도
비상훈련 없으면 '무용지물'
경기 판교 SK C&C의 데이터센터에 화재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먹통’이 되면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관심이 부쩍 커졌다. 데이터센터는 데이터(정보)를 담는 ‘물리적인 그릇’이다. 데이터를 저장하는 서버와 스토리지, 데이터 전송을 위한 네트워크 등이 핵심이다. 이 장비들이 제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발전기, 항온·항습기, 무정전 전원장치(UPS), 배터리 등도 데이터센터에 들어간다.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이중화’다. 전기가 들어오는 선, 변압기, 발전기, UPS, UPS에서 서버랙으로 이어지는 모든 전선이 이중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의 경우에 곧바로 다른 라인으로 전력이 공급되고 데이터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00년에는 53개 수준이던 데이터센터는 2020년 말 156개로 늘었다. 2025년까지 188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센터 수도 증가하지만, 이곳에서 처리되는 데이터양이 늘어나는 속도는 이보다 더 빠르다. 대용량 데이터를 다뤄야 해서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네이버가 비교적 기온이 낮아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강원 춘천에 ‘각’을 지은 것이 좋은 예다.
SK C&C 화재는 전기실 내부의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다. 불은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전체 전원을 차단하면서 입주기업 카카오의 카카오톡 등 서비스가 일제히 중단돼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남궁훈 카카오 공동대표가 취임 7개월 만에 사퇴하기까지 했다.
당시 데이터센터에는 수많은 기업이 서버를 운영하고 있었지만(서버파킹) 모두가 카카오처럼 오랜 시간 장애를 겪은 것은 아니었다. 카카오의 서버가 전부 이곳에 있었던 것만도 아니었다. 카카오 측에서는 약 9만 대의 서버 중 3만2000대가 이곳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 곳에 서버를 분산해 운영하는 것은 재해복구(DR) 시스템 때문이다. 화재, 홍수, 폭격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한 곳이 물리적인 피해를 당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상 15㎞ 이상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하며, 가능한 한 멀리 두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서울과 부산 등으로 분산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륙 간 분산도 흔히 한다.
그것만으로 재해 상황을 쉽게 넘어서진 못한다. 카카오 역시 데이터센터를 여러 곳에 두고 있었지만, 대규모 ‘먹통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비상 상황에 대한 훈련이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궁 대표 사퇴 이후 단독 대표가 된 홍은택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서버가 꺼진 후 서버 자동화 배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운용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중화돼 있지만 개발자의 개발도구가 이중화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전무는 이런 상황을 “데이터센터 이중화는 됐지만 ‘서비스 이중화(시스템 이중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표현했다. 채 전무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곳은 서비스 체계가 2중, 3중으로 돼 있어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겨도 무중단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실제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는지, 관리 도구가 준비돼 있는지가 중요한데 카카오가 이 부분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이중화를 하기도 한다. 이른바 ‘서버리스 DR’ 등이다. 데이터센터 입주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유사시 백업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는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 기업은 자체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돌아보고 있다. 고가용성(HA) 테스트 등을 반복적으로 해 보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한 중견기업 IT 담당자는 “IT 부문은 돈만 쓰지, 벌어오지 못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았는데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IT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 신뢰도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정서가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데이터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이중화’다. 전기가 들어오는 선, 변압기, 발전기, UPS, UPS에서 서버랙으로 이어지는 모든 전선이 이중으로 구성돼 있다. 만약의 경우에 곧바로 다른 라인으로 전력이 공급되고 데이터가 전달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터센터 수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2000년에는 53개 수준이던 데이터센터는 2020년 말 156개로 늘었다. 2025년까지 188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센터 수도 증가하지만, 이곳에서 처리되는 데이터양이 늘어나는 속도는 이보다 더 빠르다. 대용량 데이터를 다뤄야 해서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네이버가 비교적 기온이 낮아 에너지 효율성이 높은 강원 춘천에 ‘각’을 지은 것이 좋은 예다.
SK C&C 화재는 전기실 내부의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다. 불은 크게 번지지 않았지만, 전체 전원을 차단하면서 입주기업 카카오의 카카오톡 등 서비스가 일제히 중단돼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남궁훈 카카오 공동대표가 취임 7개월 만에 사퇴하기까지 했다.
당시 데이터센터에는 수많은 기업이 서버를 운영하고 있었지만(서버파킹) 모두가 카카오처럼 오랜 시간 장애를 겪은 것은 아니었다. 카카오의 서버가 전부 이곳에 있었던 것만도 아니었다. 카카오 측에서는 약 9만 대의 서버 중 3만2000대가 이곳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여러 곳에 서버를 분산해 운영하는 것은 재해복구(DR) 시스템 때문이다. 화재, 홍수, 폭격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한 곳이 물리적인 피해를 당하더라도 다른 곳에서 서비스를 지속해서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통상 15㎞ 이상 거리가 떨어져 있어야 하며, 가능한 한 멀리 두는 것을 권장하기 때문에 국내에선 서울과 부산 등으로 분산하는 것이 가장 최선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대륙 간 분산도 흔히 한다.
그것만으로 재해 상황을 쉽게 넘어서진 못한다. 카카오 역시 데이터센터를 여러 곳에 두고 있었지만, 대규모 ‘먹통 사태’를 피하지 못했다. 비상 상황에 대한 훈련이 돼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남궁 대표 사퇴 이후 단독 대표가 된 홍은택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서버가 꺼진 후 서버 자동화 배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으면서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 운용 프로그램은 대부분 이중화돼 있지만 개발자의 개발도구가 이중화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전무는 이런 상황을 “데이터센터 이중화는 됐지만 ‘서비스 이중화(시스템 이중화)’가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표현했다. 채 전무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같은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곳은 서비스 체계가 2중, 3중으로 돼 있어 한 곳에서 문제가 생겨도 무중단 서비스를 할 수 있다”며 “실제로 비상 상황이 발생했을 때 대응 프로세스가 마련돼 있는지, 관리 도구가 준비돼 있는지가 중요한데 카카오가 이 부분을 소홀히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은 클라우드를 통해 데이터센터 이중화를 하기도 한다. 이른바 ‘서버리스 DR’ 등이다. 데이터센터 입주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상당하기 때문에 클라우드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전송해 유사시 백업을 도모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는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런 시스템을 활용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게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들의 평가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각 기업은 자체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돌아보고 있다. 고가용성(HA) 테스트 등을 반복적으로 해 보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한 중견기업 IT 담당자는 “IT 부문은 돈만 쓰지, 벌어오지 못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경영자가 많았는데 카카오 사태를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IT 투자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기업 신뢰도가 급락할 수 있다는 정서가 확산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