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시즌 관련해 "아무것도 결정된 것 없어…깊게 생각해봐야"
울산서 1년은 "웃지 않은 날 없을 만큼 즐겁고 행복"

'울산서 우승' 박주영, 내년에도 공차는 게 좋을까…거취 관심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37·울산 현대)은 다음 시즌에도 계속 공차는 것을 좋아할까.

울산으로 이적한 해, 프로축구 K리그1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린 베테랑 공격수 박주영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박주영은 23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K리그1 2022 38라운드 최종전을 마친 뒤 다음 시즌 거취와 관련해 "일단은 잘 모르겠다.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면서 "개인적으로 생각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그만둘지, 새로운 길을 찾아야 할지 쉬면서 잘 생각해봐야겠다"고 말했다.

고민의 기준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그는 "기준은 하나다"라면서 "제가 볼 차는 게 좋으면 더 하는 것이고, 그만하고 싶으면 그만해야 한다고 늘 생각해왔다"고 답했다.

박주영은 "오늘까지는 좋은 것 같다"고 웃으면서 "우승으로 마무리하니 굉장히 즐겁다"고 덧붙였다.

'울산서 우승' 박주영, 내년에도 공차는 게 좋을까…거취 관심
'축구천재'로 불리던 박주영 2005년 FC서울에서 프로에 데뷔해 지난해까지 K리그에서는 서울 유니폼만 입었다.

서울에서 뛰다 2008년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에 입단한 뒤 세 시즌 동안 활약한 박주영은 2011년 아스널로 이적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도 밟았다.

이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셀타 비고, 잉글랜드 왓퍼드, 사우디아라비아 알샤바브를 거쳐 2015년 서울로 돌아왔다.

그러고 나서 지난 시즌으로 서울과 계약이 끝난 뒤 새 팀을 찾다가 옛 스승인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울산에 둥지를 틀었다.

울산 입단 당시 박주영은 계약 조건 등을 구단에 위임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울산과 박주영의 계약 기간은 1년으로 알려졌다.

'울산서 우승' 박주영, 내년에도 공차는 게 좋을까…거취 관심
울산은 이날 제주전이 끝나고 17년 만의 대관식을 치렀다.

지난 16일 강원FC와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두고 2005년 이후 17년 만이자 1996년을 포함한 통산 세 번째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한 뒤 이날 홈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에서 세리머니를 펼쳤다.

박주영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6경기 출전에 그쳤다.

5번 교체 투입됐고, 공격포인트는 하나도 없었다.

박주영이 올산에서 기록한 골은 지난 4월 광저우FC(중국)와의 2022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3차전(울산 3-0 승)에서 넣은 추가 골이 유일하다.

그런데도 홍명보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물론, 후배 선수들, 구단 직원들 모두 박주영이 울산의 우승 한풀이에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고 입을 모은다.

'울산서 우승' 박주영, 내년에도 공차는 게 좋을까…거취 관심
홍 감독은 우승 뒤 여러 차례 박주영을 언급하면서 "우리가 우승할 수 있었던 몇 가지 중에서 가장 높게 평가하고 고맙게 생각하는 것이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던 선수들, 그중에서도 베테랑 선수들이다"라면서 "그 선수들의 노력이나 헌신에 정말로 위대한 일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주영은 우승 세리머니 후 "특별히 한 게 없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기분 좋다"면서 "난 숟가락 얹은 거다"라고 몸을 낮췄다.

그는 이어 "딱히 얘기하지 않아도 우리 선수들이 올해가 얼마나 중요한 해인지 다 잘아 동계훈련 때부터 준비를 잘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 이어 클럽팀에서도 함께하게 됐던 홍 감독에 대해서는 "작년 한 해 많이 겪어보시고 올해는 잘 준비하신 것 같다"면서 "선수들도 그 아래에서 잘 배웠기 때문에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선수, 코치, 감독님 모두 노력을 많이 해 옆에서 볼 때 '우승이 정말 간절하다'는 것을 많이 느꼈다"라고도 했다.

'울산서 우승' 박주영, 내년에도 공차는 게 좋을까…거취 관심
홍 감독은 박주영이 울산 입단 기자회견 때 "감독님께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한 것을 기억하며 이날 인터뷰 때도 언급했다.

박주영은 "그래서 후배들에게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

그런 바람이 있었다"면서 "실제로 이뤄져 두 배로 기분이 좋은 것 같다.

'깜짝 우승'이 아니라 울산이 2년, 3년 계속 우승할 수 있는 강한 팀이 되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그렇다면 울산에서의 우승은 박주영 축구 인생에서 어떤 의미로 남을까.

그는 "새로운 팀으로 옮겼지만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거 같다"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만족한다"고 밝혔다.

친정 서울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도 감추지 않았다.

'울산서 우승' 박주영, 내년에도 공차는 게 좋을까…거취 관심
박주영은 "우리가 이제 우승했으니 서울이 FA컵에서 우승만 해주면 딱 금상첨화다"라며 웃어 보였다.

서울은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 올라 전북 현대와의 대결을 앞두고 있다.

박주영은 경기에는 많이 뛰지 못했지만 "(출전 여부는) 감독님이 결정할 문제다"라면서 "나는 내가 어떤 부분에서 움직여야 하는지 잘 안다"고 개의치 않았다.

그는 오히려 울산에서의 한 시즌을 되돌아보면서 "하루하루 정말 즐겁게 했다"면서 "구성원 모두 느끼겠지만 웃지 않은 날이 없을 만큼 즐겁고 행복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