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우크라 난방 네트워크, 러시아 공습에 위협받아"
러시아의 공습으로 발전소의 3분의 1이 파괴된 우크라이나가 전국적으로 순환 단전에 들어간 가운데 23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에도 전기가 끊겼다.

AFP 통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에너지 회사 디텍(DTEK)은 이날 웹사이트에 올린 성명에서 키이우에 오전 11시 13분부터 계획 단전이 시작됐다고 전하며 이는 전력 시스템을 안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디텍은 늦어도 4시간 뒤에는 다시 전기가 공급될 것이라면서도 전력 공급 시스템의 손상 정도에 따라 단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디텍은 주민들에게 전기를 아껴 써달라고 당부했고, 기업체에도 외부 조명 사용을 자제해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동남부 전선에서 고전하고 있는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전기 관련 기반 시설을 주요 공격 목표로 삼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체 발전소의 3분의 1이 러시아군의 공격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전날에는 우크라이나 전역에서 100만 가구 이상이 정전 사태를 겪었다.

더 심각한 문제는 겨울철에 전력과 난방을 동시에 제공하는 열병합발전소(TETS)가 러시아 공습의 주요 타깃이 됐다는 점이다.

TETS는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이 시설이 파괴될 경우에는 전기는 물론 난방 공급이 중단될 수 있다.

러시아가 TETS를 집중 공략하는 것은 겨울을 앞두고 전기와 난방을 함께 끊어 우크라이나인들을 고통에 몰아넣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의 주거용·비주거용 건물의 45%가 중앙난방시스템에 연결돼 있다.

WSJ은 "러시아의 공습이 우크라이나의 난방 네트워크를 위협하고 있다"며 "키이우를 비롯해 우크라이나의 많은 지역이 겨울을 앞두고 난방이 끊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WSJ은 TETS 외에도 발전소에서 가정으로 온수를 운송하는 배관 시스템도 러시아 공습에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