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심복' 리창 상하이 서기, 사실상 차기 총리 내정
리창(63) 상하이시 당 서기가 시진핑 집권 3기 새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발탁되며 사실상 차기 총리에 내정된 것으로 보인다.

리창 서기는 23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동대청에서 열린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이어 두 번째로 입장하며 중국 공산당 서열 2위에 올랐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기자회견에 입장하는 순서는 당 최고지도부의 권력 서열순이다.

공식적인 총리 지명은 2023년 3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이뤄지며, 그때까지는 리커창 총리가 임기를 수행한다.

리창은 시 주석의 저장성 근무 시절 핵심 부하 인맥인 '즈장신쥔'(之江新軍)의 일원으로, 시 주석 핵심 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저장성 출신인 그는 시 주석이 2002∼2007년 저장성 성장과 당 서기를 지낼 당시 비서실장 격인 저장성 당위원회 판공청 주임을 맡으면서 승진 가도를 달리게 된다.

특히 시 주석이 2007년 상하이 당 서기에 이어 2012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오르자 리창은 저장성 성장, 장쑤성 당 서기 등 핵심 지역의 요직을 지내며 승승장구했다.

2017년 19차 당대회에서 중국 권력 서열 25위권의 정치국에 입성하고 상하이시 당서기로 영전하자 전문가들은 그의 정치국 상무위원 진입을 예상했다.

1987년 이후 상하이 서기를 지낸 9명 중 부패로 투옥된 천량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정도로 상하이는 중국 최고 지도부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국 최대 경제권인 장강 삼각주로 불리는 상하이시·저장성·장쑤성에서 리더로 활동한 경험까지 부각되면서 명실상부한 차기 주자로 자리매김하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 4∼5월 코로나19 확산으로 상하이가 2개월 이상 봉쇄되면서 상무위원 진입이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이 터져 나왔다.

인구 2천500만 명의 대도시이자 중국의 경제 수도인 상하이 경제가 막대한 타격을 입은 것은 물론 민심이 극도로 악화한 점 등을 고려하면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었다.

이 때문에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이 차기 총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리창이 상하이 봉쇄라는 치명적인 약점에도 상무위원 서열 2위에 오르며 차기 총리 1순위로 꼽히게 된 데는 무엇보다 시 주석의 두터운 신임이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부총리가 총리로 승진했다는 관례 등을 고려할 때 리창이 조만간 부총리를 맡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리창이 부총리를 맡는다면 내년 3월 전인대에서 10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리커창 총리를 대신해 중국 경제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