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러시아가 발사 거부…인도 로켓으로 위성 36개 쏘아 올려
우크라 전쟁으로 러시아가 거부한 원웹 위성, 인도서 발사
러시아가 발사를 거부한 영국 위성 인터넷 업체 '원웹'(OneWeb)의 위성들이 인도 로켓에 실려 우주로 올라갔다.

23일(현지시간) 힌두스탄 타임스 등 현지 매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이날 0시 7분께 원웹의 위성 36기가 인도 동부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사티시 다완 우주센터에서 인도우주연구기구(ISRO)의 LVM3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원웹 측은 36기의 인공위성이 모두 정상 궤도에 올랐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로 원웹의 위성 수는 462개로 늘어났다.

이는 전 세계를 모두 커버하겠다는 원웹의 목표치의 70% 수준이다.

원웹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처럼 저궤도 소형 위성을 통해 초고속 인터넷 등 위성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우주 인터넷 업체다.

2019년부터 통신 위성 시스템 구축에 나섰으며 올해 6월까지 648기의 위성을 쏘아 올려 '글로벌 우주 인터넷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자금난을 겪으며 2020년 3월 파산 신청을 했고, 이후 영국 정부와 인도 통신사 바르티, 프랑스 통신사 유텔샛 등이 투자하며 기사회생했다.

이때 한국의 한화시스템도 약 3억 달러를 투자하면서 이사진이 됐다.

부활한 원웹은 다시 통신 위성을 늘리며 사업을 확대했지만, 이번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목을 잡았다.

원웹의 모든 저궤도 통신 위성은 러시아 소유스 로켓을 이용해 우주로 올라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영국의 러시아 제재가 이어지자 지난 3월 러시아 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는 영국 정부의 지분이 들어간 원웹의 인공위성 발사를 거부했다.

당시 원웹은 소유스 로켓을 통해 위성 36기를 쏘아 올릴 계획이었지만 발사 이틀을 앞두고 로스코스모스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우주 발사대에 세웠던 로켓을 다시 내려야 했다.

이후 원웹은 경쟁사인 스페이스X, ISRO 등과 위성 발사 계약을 맺었고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처음으로 36기의 위성을 발사했다.

원웹 최고경영자(CEO) 닐 매스터슨은 "크리스마스 전에 추가 발사가 있을 것"이라며 "내년 말에는 글로벌 상용 서비스 준비가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싱크탱크 옵서버리서치파운데이션(ORF)의 라제스와리 필라이 라자고팔란 우주 담당 이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많은 나라가 러시아를 통한 위성 발사를 꺼리는 상황"이라며 "이번 일이 인도에 기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우크라 전쟁으로 러시아가 거부한 원웹 위성, 인도서 발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