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청단·개혁성향 리커창·왕양 퇴장…"시진핑 권력 완전장악"
22일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탈락한 리커창 총리와 왕양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은 나란히 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출신이자 개혁파 성향에 67세라는 공통점이 있다.

중국 최고 지도부 승진 불문율인 '칠상팔하'(七上八下·67세는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지만, 68세는 안 된다)에 따르면 아직 은퇴 연령이 아니지만, 두 사람의 동반 퇴장이 전격 결정됐다.

이는 권력을 완전히 장악한 시진핑 국가주석이 최고 지도부에 충성심 높은 젊은 피를 수혈하기 위해 취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AP 통신은 "공산당 서열 2위 리커창은 시장 중심 개혁의 지지자"라며 "이는 경제에 대한 국가의 통제를 확대하려는 시 주석의 움직임과 대비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분석가들은 시 주석의 입지가 약화하거나 그에 대한 어떠한 도전의 징후를 지켜봤지만 어느 것도 분명하지 않다"며 "리커창의 제거는 예상하지 못했던 바는 아니나 세계 2위 경제에 대한 시 주석의 장악이 계속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비록 시 주석이 정부의 대부분 분야를 장악하면서 리커창이 이미 소외되고 있었지만, 그가 공산당 최고 지도부인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계속 머물렀다면 경제 정책을 중심으로 지도부 내에서 시 주석에 대한 어느 정도 반발이 있음을 시사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왕양의 탈락에 대해 비중 있게 조명했다.

SCMP는 "왕양은 국내 정치와 외교에서의 풍부한 경험으로 한때 차기 총리 후보 선두 주자로 여겨졌다"며 "그는 시 주석을 포함해 파벌을 불문하고 당 권력 기반 전반에 걸쳐 사랑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경력 전반에 걸쳐 당의 이념적 스펙트럼에 따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기울었던 왕양은 유연성과 친화력으로 '사계절의 남자'로 평가받았다"며 "그런 그의 은퇴로 시 주석은 과거 자신의 밑에서 일했던 더 젊은 후보로 최고 지도부의 또 하나의 공석을 채울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시카고대 정치 전문가 다리 양 교수는 SCMP에 "문제는 왕양이 총리에 적합하냐 보다는 그가 그런 어려운 자리를 원하냐이다"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 교수는 "왕양은 총리가 될 경험과 진중함을 지니고 있지만 시 주석이 권력의 지렛대를 통제하는 지배적인 당 지도자인 경우 총리는 매우 어려운 자리"라며 "총리는 중국 내각인 국무원의 수장이지만 시 주석이 경제와 금융을 포함해 국정 전반을 장악함에 따라 총리 역할은 매우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