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위한 고민과 뜨거운 열정…광복 이후 역사학을 돌아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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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역사박물관, '광복이후, 역사학계의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의 변천' 전시
역사 연구 흐름 한눈에…'역사학보' 등 주요 9개 학회지 창간호 첫 공개
"조국이 전화(戰火)에 휩쓸려 지대(至大)의 환난(患難) 가운데 있는 오늘날 앞날의 한국을 위한 역사학의 재건이야말로 당면초미(當面焦眉)의 과제가 아닐 수 없는 것입니다.
"
6·25 전쟁이 계속되던 1952년, '역사학회' 회원들은 이런 뜻을 모았다.
나라가 어수선하던 때라 하더라도 학계가 뭉쳐 한국 역사학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피난 행렬이 이어졌지만, 학회는 3월 서울대 문리과대학 임시 교사(校舍)에서 발기회를 열었고 반년 뒤 그간의 연구 활동을 담은 학회지를 부산에서 발간했다.
'역사학보'의 시작이었다.
광복 이후 우리 역사학자들의 열정과 소명 의식을 돌아보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21일 박물관 1층 로비에서 선보인 '광복이후, 역사학계의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의 변천' 특별전은 1940∼1950년대 역사 연구의 흐름과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역사학보'를 비롯해 국내 주요 9개 역사학회의 학술지 창간호, 1958년 열린 역사학자들의 전국 학술대회인 '제1회 전국역사학대회' 논문집 등이 처음으로 한 자리서 공개된다.
관람객들은 처음으로 지역사 연구를 다룬 학술지 '향토서울'(1957), 분류사 연구 부문 첫 학회지 '역사교육'(1956), 주요 한국학 학술지 '동방학지'(1954) 등의 역사를 생생하게 볼 수 있다.
광복 이후 한국 역사학계에서 발간된 학회지 창간호 255개의 목록도 표로 나타나 있다.
역사 관련 학과 98곳의 창립 연월일과 정보를 담은 설명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시는 광복 이후 역사학 연구 방법을 모색해 온 학자들의 숨은 노고를 비춘다.
박물관 관계자는 "6·25 전쟁 발발로 암울한 상황에 처하고, 부산까지 밀려나는 등 전세가 불리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역사학자들은 국가를 위해 기여할 바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어려운 시대 상황 속에 역사학자들이 재정 문제로 고민하던 흔적도 엿볼 수 있다.
당시 '역사학보'는 미국 공보원의 지원을 받았고, '제1회 전국역사학대회'는 미국 하버드대 옌칭연구소의 지원 등에 힘입었다는 기록이 학회지 휘보와 편집후기, 회고담 등에 남아있다.
박물관 로비에서 열리는 '작은 전시'인 만큼 실제 전시물은 10점 정도이다.
나머지 학회 자료, 설명 등은 복제품이나 키오스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맞춰 전문가를 초청한 강연을 연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이달 28일 열리는 강연에서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사 관련 학회지의 흐름을 짚는다.
다음 달 4일과 11일에는 도현철 연세대 사학과 교수, 노관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가 각각 강연자로 나선다.
남희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광복 이후 초창기 역사학자들의 열정과 역사적 소명을 본받아 사실(史實)에 기초하고 균형 잡힌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역사 연구 흐름 한눈에…'역사학보' 등 주요 9개 학회지 창간호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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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전쟁이 계속되던 1952년, '역사학회' 회원들은 이런 뜻을 모았다.
나라가 어수선하던 때라 하더라도 학계가 뭉쳐 한국 역사학의 초석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피난 행렬이 이어졌지만, 학회는 3월 서울대 문리과대학 임시 교사(校舍)에서 발기회를 열었고 반년 뒤 그간의 연구 활동을 담은 학회지를 부산에서 발간했다.
'역사학보'의 시작이었다.
광복 이후 우리 역사학자들의 열정과 소명 의식을 돌아보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 21일 박물관 1층 로비에서 선보인 '광복이후, 역사학계의 시대정신과 역사의식의 변천' 특별전은 1940∼1950년대 역사 연구의 흐름과 경향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한 전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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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 이후 한국 역사학계에서 발간된 학회지 창간호 255개의 목록도 표로 나타나 있다.
역사 관련 학과 98곳의 창립 연월일과 정보를 담은 설명도 눈여겨볼 만하다.
전시는 광복 이후 역사학 연구 방법을 모색해 온 학자들의 숨은 노고를 비춘다.
박물관 관계자는 "6·25 전쟁 발발로 암울한 상황에 처하고, 부산까지 밀려나는 등 전세가 불리하게 전개되는 상황에서 역사학자들은 국가를 위해 기여할 바를 모색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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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역사학보'는 미국 공보원의 지원을 받았고, '제1회 전국역사학대회'는 미국 하버드대 옌칭연구소의 지원 등에 힘입었다는 기록이 학회지 휘보와 편집후기, 회고담 등에 남아있다.
박물관 로비에서 열리는 '작은 전시'인 만큼 실제 전시물은 10점 정도이다.
나머지 학회 자료, 설명 등은 복제품이나 키오스크를 통해 공개할 예정이다.
박물관은 이번 전시에 맞춰 전문가를 초청한 강연을 연다.
박환 수원대 사학과 교수는 이달 28일 열리는 강연에서 1945년 해방 이후 한국사 관련 학회지의 흐름을 짚는다.
다음 달 4일과 11일에는 도현철 연세대 사학과 교수, 노관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교수가 각각 강연자로 나선다.
남희숙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광복 이후 초창기 역사학자들의 열정과 역사적 소명을 본받아 사실(史實)에 기초하고 균형 잡힌 국립근현대사박물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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