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 하다 갓길에 차 세우고 잠든 경찰 간부 '직위해제'(종합)

근무시간에 골프 치고 의경에게 갑질해 '강등' 처분 전력

퇴직을 앞둔 경찰 간부가 음주 상태로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잠들었다가 적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게다가 이 경찰 간부는 수년 전 공용차량과 관사를 지인에게 빌려주고 근무시간에 골프 연습을 다녀 '강등'까지 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시흥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경기북부경찰청 소속 A 경정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A 경정은 지난 18일 오후 10시께 술을 마신 채 시흥시 수원광명고속도로 광명 방면 도로 등을 운전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고속도로 갓길에 차를 세우고 잠들었다가 이를 이상하게 여긴 시민 제보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적발됐다.

적발 당시 A 경정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경정이 적발된 시각은 A 경정이 소속된 경기북부경찰청과 경기남부경찰청에 대한 행안위의 국정감사가 진행 중인 때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화성시에서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이라고 진술했다.

동승자는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퇴직을 앞두고 지난 8월부터 공로연수 중이어서 출근은 하지 않는 상태였으며, 지난 19일 자로 직위해제 됐다.

경찰은 A 경정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한편, 조만간 A 경정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한편, A 경정은 제주해안경비단장으로 재직하던 2015년 7∼12월 조기 퇴근해 골프 연습을 다니고 지인들이 제주도에 놀러 오면 관사에 머물게 하는 등의 사실이 적발돼 총경에서 경정으로 '강등'되는 처분을 받았다.

당시 공용차량을 이용해 지인들의 관광을 시켜주고, 관사에 숙박 중인 지인들의 술과 식사 준비를 의경에게 시키는 등 부당한 지시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전 해인 2014년에는 전남 강진서장으로 근무하며 부하 직원에게 토끼와 닭 등을 사육하게 하고 개인 차량 수리도 맡긴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강등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2017년 서울행정법원은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