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 의원은 “‘질척거리다’는 표현에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는 전 위원장의 발언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질척거리다’는 말에 외설적 의미가 있느냐”고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에게 물었다. 장 원장은 “(그런 뜻은) 처음 듣는다”고 답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질척거리다’의 뜻은 ‘진흙이나 반죽 따위가 물기가 매우 많아 차지고 진 느낌이 들다’이며, ‘봇물’은 ‘보에 괸 물, 또는 거기서 흘러내리는 물’, ‘터지다’는 ‘코피, 봇물 따위가 갑자기 쏟아지다’로 명시돼 있다.
배 의원은 장 원장에게 “젊은 분들이 많이 가는 커뮤니티에서 ‘질척거리다’, ‘봇물 터지다’의 어원이 여성의 신체를 가리키거나 여성의 신체를 속되게 표현하는 말이므로 이것은 성희롱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다”라고 말했다. 배 의원의 이 말에 장 원장은 고개를 저었다.
또 배 의원이 “전혀 그렇지 않죠?”, “있을 수 없는 일이죠?”라고 재차 묻자 장 원장은 재차 고개를 끄덕이며 “처음 듣는 말이다”고 밝혔다.
앞서 전 위원장은 윤 의원의 ‘질척거리다’ 발언에 대해 “성적 수치심을 느낀다”고 사과를 요구했다.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오픈 사전을 인용해 “‘질척거리다’라는 말은 이미 헤어진 연인관계에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매달리는 모습을 의미하는 거로 쓰이는 표현”이라며 “과연 전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동료 의원이 쓸 수 있는 표현인지, 대단히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게 아닌가”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백혜련 정무위원장도 “제가 봐도 문제가 있는 표현으로 보인다”며 공식적인 사과를 요청했다. 다만 네이버 오픈 사전은 표준국어대사전과는 달리 네티즌 누구나 자유롭게 작성할 수 있다.
이에 윤 의원은 “‘깔끔하다’의 반대말로 사용했다. 전혀 성적인 의미가 아니었지만, 위원장께서 만일 그 부분에 대해 저에게 문제 삼으신다면 오해 소지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유감의 말씀을 전한다”고 전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