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처벌법 개정안 입법예고…반의사불벌 조항 폐지될까
앞으로 법원의 선고 전에도 스토킹범에게 전자발찌를 채워 2차 피해를 예방할 길이 열리게 된다.

'신당역 살인 사건'이 발생한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반의사 불벌' 조항도 폐지한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스토킹처벌법·전자장치부착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다고 19일 밝혔다.

개정안은 '신당역 살인사건'을 계기로 미흡함이 드러난 피해자 보호 제도를 집중적으로 보강했다.

일단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하는 걸 막기 위한 '잠정 조치'에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전자발찌 등)을 추가했다. 현재는 기소 뒤 법원 판결이 있어야만 장치를 부착할 수 있어 추가 범행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스토킹 범죄는 비정상적인 집착에 기인하는 데다 신고 이후 피해자가 특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라 재범률이 높다"며 "따라서 가해자의 접근을 막는 것이 판결 확정 전 2차 범죄를 막는 대단히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형이 확정되지 않은 범죄자에게 과도한 처분이 아니냐는 지적에는 "무작정 전자장치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법원의 사법적 판단을 거쳐서 결정하는 것"이라며 "스토킹 범죄로 인한 사회 문제가 점차 커지는 추세를 고려하면 이 정도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가해자가 법원의 잠정 조치나 수사기관의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할 경우의 처벌 수위도 세진다.

잠정조치를 어길 경우 현재는 '징역 2년 이하 또는 벌금 2천만원 이하'에 처하지만, 앞으로는 '징역 3년 이하 또는 벌금 3천만원 이하'로 법정형을 올린다. 법정형이 높아지면서 긴급체포도 가능해졌다.

한 장관은 "그동안은 법정 상한형이 2년이라 현행범이 아닌 경우에는 영장 없이 체포가 불가능해 현장 대처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법이 개정되면 경찰 판단으로 긴급체포를 비롯한 신속한 대처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긴급응급조치를 위반할 땐 '징역 1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원 이하'에 처하도록 바꾼다. 현재는 과태료 1천만원 이하가 전부다.

잠정조치·긴급응급조치를 취소·변경·연장하는 경우 피해자에게 알리는 통지 규정도 신설했다.

아울러 피해자가 직접 법원에 가해자의 100m 이내 접근금지, 전기통신을 이용한 접근금지 명령을 청구할 수 있는 '피해자보호명령 제도'도 도입한다.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으면 기소할 수 없도록 한 '반의사 불벌' 규정도 폐지한다.

이 조항은 합의를 빌미로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접근해 2차 스토킹범죄나 보복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있었다.

검찰 조사 결과 신당역 살인 사건을 저지른 전주환도 피해자가 합의해주지 않아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개정안에는 '온라인 스토킹' 처벌 규정도 새로 담겼다.

정당한 이유 없이 온라인에서 괴롭히거나 해악을 끼칠 목적으로 피해자 등의 개인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배포·게시하거나 피해자를 사칭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했다. 현재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해 글·말 등을 도달시키는 행위만 처벌할 수 있다.

법무부는 이밖에 증인신문·조사 시 신변 안전조치, 피해자 신원 등 누설 금지,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 등 추가 피해자보호 제도를 신설했다.

한 장관은 "신당역 사건 피해자의 희생을 생각하면서 제정에 가까운 큰 폭의 개정안을 만들었다"며 "피해자가 국가로부터 안전한 삶을 보장받을 방안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시형기자 jsh1990@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