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 내려온다'로 2020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팝 밴드 이날치가 오는 28∼30일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물 밑' 공연을 선보인다.
'물밑'은 연극 '시련', '장 주네'의 박정희 연출가와 함께 만든 공연으로, 판소리 다섯 마당(춘향가, 심청가, 흥보가, 수궁가, 적벽가)이 아닌 새로운 이야기를 음악적으로 표현한 작품이다.
공연에 앞서 19일 기자들과 만난 이날치 멤버들은 "올해 3월 처음으로 '물 밑'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당시만 해도 영화와 드라마, 소설에서 종말과 멸망에 대한 많은 이야기가 다뤄지고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준철(베이스)은 "저희는 종말이 아닌 다른 것을 보여주려고 했고, 결국 생명 탄생을 찬양하는 찬가로 작품의 주제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권송희(보컬)가 제안한 아이디어로 구체적인 얼개를 만들고 멤버들이 각자 생각을 보탰다.
최종적으로는 박 연출가가 이야기를 완성했다.
그렇게 탄생한 '물 밑'은 생명의 근원을 탐구하는 한 천문학자의 여정을 노래한다.
리드미컬한 베이스 사운드가 인상적인 '히히하하'를 비롯해 11곡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지며 서사를 완성했다.

2020년 발표한 싱글 호랑이의 타이틀곡 '범 내려온다'로 제18회 대중음악상 '올해의 음악인' 부문을 수상하는 등 대중과 평단 모두에서 두루 호평을 받았다.
특히 '범 내려온다'가 삽입된 한국관광공사의 홍보 영상은 온라인 누적 조회 수 6억 뷰를 돌파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이날치는 지난 9월 영국 런던, 벨기에 브뤼셀, 네덜란드 로테르담, 헝가리 부다페스트와 페치를 순회하는 해외 투어 '나이스 투 밋 유 투어'(Nice to Meet You Tour)를 개최하기도 했다.
안이호는 "판소리가 (해외에서) 갖는 어쩔 수 없는 한계가 있어서 팬들이 어떻게 받아들일까 걱정했었는데, 다행히 해외 팬들도 들썩거리게 만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장영규는 "해외 관객들은 이날치의 음악이 한국의 전통음악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팝 장르로 받아들여 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
국악에 음악적 바탕을 둔 이날치에게 최근 국악계가 교육부의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 홀대론'을 제기한데 대한 의견을 물었다.
국악계는 개정 교육과정 음악교과 시안에서 국악 비중이 대폭 축소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날치는 해당 논란에 관해 "밴드 내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고 답했다.
안이호는 "공식적인 의견을 표현하기 위해서 해당 사안에 대해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다고 느꼈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언론에 나온 게 정말이라면 그렇게 (음악 교육이) 진행돼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