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군 CEO 방한 기자간담회…"삼성자산운용과 지속적 협업"
美운용사 "한국투자자 공격적…조정국면서 우량주 담아야"(종합)
한국 투자자들의 투자 성향이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만큼 조정 장세에서 방어적인 전략이 요구된다는 글로벌 금융투자사의 평가가 나왔다.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사 앰플리파이의 크리스티안 마군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삼성자산운용과 함께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마군 CEO는 "한국의 ETF 투자자들은 위험성에 대해 좀 더 편안하게 생각하고 미국 투자자들보다 공격적인 성향"이라며 "복잡한 ETF 상품도 편안하게 여기고, 잠재적으로 훨씬 민첩하고 기민하고 다양한 전략을 적극적으로 공부하는 스타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하락장에 진입하려는 수요도 많고, 그런 측면이 ETF 상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주식시장의 상승을 약 14년간 겪은 후 앞서 코로나19라는 짧은 조정이 있었지만, 이제 큰 조정을 처음으로 경험하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방어적인 우량주를 포트폴리오에 담는 전략이 의미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특히 "미국 투자자들은 우량주 위주로 포트폴리오의 중심을 잡고 주변부에서 고위험·고수익 전략을 쓰는 구조를 가진다"며 "한국 투자자들도 이러한 콘셉트를 적용하면 도움이 될 것이고, 분산투자 차원에서 한국 주식 외에 다른 주식을 담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앰플리파이는 미국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해 2027년에는 뮤추얼 펀드(유가증권 투자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회사) 규모를 제칠 것으로 내다봤다.

앰플리파이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 ETF 시장 규모는 전 세계 ETF 시장의 약 71%를 차지했다.

미국 뮤추얼펀드 상품은 2000년 8천349개에서 지난해 8천887개로 연평균 0.31% 증가했지만, 같은 기간 ETF 상품은 80개에서 2천690개로 연평균 19.22% 늘어났다.

이처럼 미국 ETF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2027년에는 뮤추얼 펀드 규모를 앞설 것으로 앰플리파이는 예상했다.

마군 CEO는 "미국 투자자의 자산 대부분은 뮤추얼펀드에 투자돼 있지만, 상황이 급속도로 변하고 있다"며 "뮤추얼펀드가 지금까지 미국 금융시장을 지배해왔지만, 곧 ETF에 밀려 2위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점유율은 11% 정도로, 성장률이 빠르다"며 "ETF의 효율성(Efficiency), 투명성(Transparency), 유연성(Flexibility) 덕분에 많은 자금이 유입되고 자산 규모가 커지고 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과거 사례를 보면 금융시장이 약세인 상황에서 뮤추얼 펀드·주식·채권 보유자가 포트폴리오를 재평가하고 ETF의 이점을 경험하면 반등장세 시 ETF 순자산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2012년 1조3천390억달러(약 2천조원)였던 미국 ETF 시장 규모는 올해 9월 기준 약 6조3천60억달러(약 9천조원)로 10년 만에 371% 증가했다.

앞으로 ETF 시장은 대형사 위주로 개편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마군 CEO는 "앞으로 미국 시장에서 운용사 300개 이상이 사라지고 대형사 위주로 추려지는 상황이 올 것으로 전망한다"며 "다양한 상품과 충분한 자본, 장기적 관점을 가진 운용사들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퇴직 시기를 맞이해 보수적인 투자 성향을 가진 베이비붐 세대와 신념에 따른 투자를 선호하는 MZ세대를 겨냥한 ETF 상품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美운용사 "한국투자자 공격적…조정국면서 우량주 담아야"(종합)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월 앰플리파이 지분 인수를 통해 협업을 시작했다.

이후 앰플리파이의 ETF 상품인 'BLOK ETF'와 'DIVO ETF'를 각각 아시아와 한국 시장에 맞게 현지화해 출시했다.

앰플리파이는 삼성운용과 협업해 글로벌 시장에 다양한 ETF 상품을 내놓을 방침이다.

마군 CEO는 "이번 주에도 삼성운용과 다양한 인컴 유형 상품을 내놓자는 논의를 했다"며 "향후 삼성운용과 함께 한국뿐 아니라 홍콩 시장에도 흥미로운 상품들을 선보이고, 미국 시장에도 상품을 내놓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