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는 게임을 넘어 스포츠, 그리고 문화콘텐츠로 성장하고 있는 e스포츠에 대한 이야기를 다룹니다. 인상 깊었던 경기들은 물론, 궁금했던 뒷이야기 나아가 산업으로서 e스포츠의 미래에 대해 분석합니다.

두 팀 모두 한국과 중국 리그를 대표하는 강 팀인 만큼 글로벌 경기에서 인연도 깊다. RNG 입장에선 ‘악연’에 가깝다. 두 팀 간 상대 전적에서 T1이 세트 기준(다전제, 조별리그 모두 포함) 18승 10패로 앞서기 때문이다. 2017년 롤드컵에서는 당시 원딜러 캐리 메타인 소위 ‘향로 메타’에서 우승후보로 꼽혔던 RNG를 4강에서 제압하기도 했다. 해당 경기에서 페이커(이상혁)가 5세트 연속으로 갈리오를 골라 승리를 견인한 이야기는 아직도 회자될 정도다.
하지만 가장 최근 경기인 MSI 결승전에서 RNG가 3 대 2로 신승을 거둔 만큼 T1 역시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T1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탑 라이너인 제우스(최우제)가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는 점이다. ‘T1의 상수’로 불리는 제우스는 첫 번째 롤드컵 무대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뽐내고 있다. 반면 RNG는 MSI 우승을 함께한 빈(천쩌빈)을 MSI가 끝난 후 바로 떠나보냈다. 빈자리를 브리드(천천)이 메우고 있으나 제우스보다는 약세로 평가받는다.
두 팀 간 대결에서 주목할 라인은 바텀 지역이 꼽힌다. 양 팀 모두 강한 원거리 딜러와 서포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두 팀 간 대결의 변수는 코로나19다. RNG 선수단 전원이 지난 16일(한국 기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RNG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그룹 스테이지 2라운드에서 젠지 e스포츠를 제외한 나머지 팀에게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단판제로 진행된 그룹 스테이지와 달리 8강부터는 5전 3승제로 진행되는 만큼 컨디션 관리가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을 보인다.
부산에서 열린 MSI 결승전에서 2 대 3으로 아쉽게 우승컵을 내줬던 T1이 롤드컵이라는 더 큰 무대에서 RNG를 상대로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