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기업인 11명의 생생한 체험기…두번째 책도 발간 예정
"5.24조치 마른하늘에 날벼락"…경협인들의 사연 담은 책 발간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위탁가공업 등 남북 경협에 투자했던 기업인들의 절절한 사연이 담긴 책이 발간됐다.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가 18일 발간한 '남북경협 기업들의 도전과 좌절'에는 대북 경협인 11명이 대북 사업을 하면서 겪었던 생생한 체험담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정태원 지피 대표는 평양을 주 생산기지로, 중국 단둥에 완성공장을 세운 의류 위탁가공업체를 운영하다 2010년 날벼락과도 같은 5·24 조치를 맞게 됐다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부푼 꿈을 안고 시작했던 사업이 마른하늘에 날벼락과도 같은 정부조치로 주저앉아 버리고 꿈꿨던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날아갔기에 5·24 생각만 하면 지금도 피를 토하는 심정"이라고 했다.

임희석 천호에프앤비 대표는 "금강산 관광지구에서 식음료 매장을 연지 1년이 채 안 돼 관광사업 완전 중단과 전원 철수라는 청천벽력 같은 통보를 받았다"며 "손을 놓고 기다릴 수 없어 새로운 식자재 사업을 시작했지만 남은 건 빚뿐이며 사업과 함께 가정도 무너져가고 있었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김기창 한반도교역투자연합회 회장은 개성공단에서 포장재, 쇼핑백 등을 생산하는 업체를 운영하던 중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사전 통보도 없이 민족의 커다란 화합의 장소를 하루아침에 폐쇄했다"고 썼다.

북한 주민들을 직접 겪으면서 같은 민족으로서 따뜻함을 느꼈다는 감정도 담았다.

손창용 금강산투자기업 부회장은 금강산 야영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인솔해 갔다 옷에다 실례한 아이가 있어 난감했던 사연을 소개하면서 "북측 여성감시원이 아이를 계곡으로 데려가 몸을 씻기고 옷까지 빨아 입혀서 데려다줬다"는 사연을 소개했다.

책에는 이와 함께 북한산 수석, 수산물, 북한 영화 등 각 분야에 투자하는 사업을 진행하면서 겪었던 기업인들의 생생한 체험담도 담겼다.

이들은 경협사업을 하면서 남과 북이 하나가 되는 조그마한 통일을 느꼈다고 전하면서 대북 사업이 언젠가는 재개되기를 한목소리로 소망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은 격려사를 통해 "이 책에는 경제협력을 넘어 새로운 미래를 꿈꾸었던 기업인들의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며 "다시 남북관계가 해빙기를 맞아 남북경협 기업인들이 다시 활약하는 그 날이 오길 기대하며 국회도 그날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이재정 의원과 외통위원인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도 격려사를 통해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며 남북 경협인 모두에게 감사와 위로의 말을 전했다.

연합회는 이 책에 이어 남북기업인들의 또 다른 사연을 담은 두 번째 책도 발간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