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어기 가을철 선박 입출항 많아지면서 사고 늘어
해경 "동절기 해상 상황 수시로 바뀌어…기상정보 늘 확인해야"

제주 마라도 해상에서 어선 전복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고 위험이 큰 가을·겨울철 조업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을·겨울철 어선 사고 많고 인명피해 크다"
18일 새벽 제주 서귀포시 마라도 남서쪽 6.8㎞ 해상에서 서귀포 선적 근해연승어선 A(29t)호가 전복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경은 A호에 4명이 탑승한 것으로 보고 실종자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헬기와 경비함정, 구조대 등이 현장에 급파돼 날이 밝도록 사고 어선 생존자를 찾기 위한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

보통 다수 인명피해가 나오는 해양사고는 가을과 겨울에 집중된다.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최근 5년간(2016∼2020년) 어선사고 통계에 따르면 다른 계절에 비해 동절기에 어선 사고가 많이 발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고 비율은 겨울(31.2%), 여름(25.7%), 봄(21.7%), 가을(21.3%) 순이고, 인명피해는 겨울(32.1%), 가을(28.7%), 봄(24%), 여름(15.1%) 순이다.

우선 사고 건수에 비해 인명피해가 가을에 많다는 것은 다수의 승선원이 목숨을 잃는 대형사고가 가을에 집중된다는 뜻이다.

이는 가을에 조업과 여가활동이 활발해져 선박 교통량이 증가하고, 태풍이 발생하는 등 기상이 갑자기 악화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전어·꽃게·멸치·갈치·방어·삼치 등 각종 어종이 통통하게 살이 오르면서 성어기인 가을철에 여객선과 낚싯배 등 선박 이용객이 늘어난다.

선박 입출항이 많아지면서 자연스레 사고도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기상상황이 나빠짐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조업에 나서면서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가을·겨울철 어선 사고 많고 인명피해 크다"
가을뿐만 아니라 겨울철에도 대형 어선 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수치상으로는 겨울철에 사고 비율과 인명피해 모두 가장 놓다.

이유는 원거리 조업이 많기 때문이다.

통상 겨울철은 갈치낚시 비수기다.

난대성 어종인 갈치는 겨울 동안 제주도 남쪽부터 대만에 걸쳐있는 서태평양 연해인 동중국해상에서 성장한 뒤 제주도와 남해안 등지로 올라와 5~9월에 산란한다.

어린 갈치는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 다시 가을 또는 겨울에 동중국해로 이동한다.

갈치가 겨울철 11~12월 따뜻한 바다를 찾아 동중국해상으로 이동하는 습성으로 인해 갈치잡이 어선들은 목숨을 건 원거리 조업에 뛰어든다.

갈치잡이 어선들은 보통 제주에서 480∼650㎞ 떨어진 해상에서 조업하지만, 최근에는 갈치 개체 수가 크게 줄어 더욱더 먼 바다로 갈치잡이를 떠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갈치잡이 어선들은 최고 800㎞ 먼바다까지 이동하기도 한다.

이에 따라 해수부와 해경은 충돌·전복, 화재·폭발사고 등 대형사고 예방을 위해 취약 선박에 대한 안전점검을 강화하고 있다.

제주해경청 관계자는 "가을과 겨울에는 해상상황이 수시로 급변하기 때문에 해양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기상정보를 항상 확인하는 안전운항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며 "가을·겨울철에 사고가 나면 낮은 수온 때문에 인명피해가 많이 발생할 수 있어 더욱 사고 예방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