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6일로 신기록…준PO 2차전 2이닝 무실점
'PS 최연소 세이브' kt 박영현 "아직도 손 떨려"(종합)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이강철(56) kt wiz 감독은 '2003년생 신인 투수' 박영현(19)을 마운드에 올렸다.

9회말이 시작되는 순간에도 박영현이 마운드 위로 걸어왔고, 경기가 끝나는 순간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이강철 감독의 과감한 결단과 신인 투수의 겁 없는 투구가 '마법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

박영현은 17일 서울시 구로구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프로야구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 2이닝을 무피안타 무실점 1탈삼진으로 막고 세이브를 챙겼다.

'PS 최연소 세이브' kt 박영현 "아직도 손 떨려"(종합)
이날 kt는 선발 웨스 벤자민(7이닝 5피안타 무실점 9탈삼진)과 박영현, 투수 단 두 명만 쓰고서 준PO 2차전을 2-0 승리로 장식했다.

박영현은 19세 6일째 세이브를 챙기며, 임태훈이 두산 베어스 유니폼을 입고 2007년 10월 23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세운 19세 25일을 19일 단축한, '포스트시즌 최연소 세이브 기록'을 세웠다.

경기가 끝난 뒤 박영현은 "8회가 끝난 뒤 '임무가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감독님이 '더 갈 수 있냐'고 물으셔서 된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채 흥분이 가시지 않았는지 "저도 모르게 아드레날린이 나온 것 같다"면서 "아직도 손이 떨리는데, 긴장은 해도 티를 안 내는 편"이라고 했다.

'PS 최연소 세이브' kt 박영현 "아직도 손 떨려"(종합)
벤자민의 역투도 대단했지만, 박영현의 2이닝 무실점 역투는 더 대단했다.

박영현은 8회말 첫 타자 김준완을 삼구삼진으로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베테랑 타자 이용규를 공 1개로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박영현은 'KBO리그 타격 5관왕' 이정후마저 시속 145㎞ 직구로 유격수 땅볼 처리했다.

이정후에게 직구 3개를 던져 범타를 유도한 대담한 장면에 대해서는 "KBO 최고의 타자니, 삼진은 무리라고 생각했다.

일단 인플레이 타구를 만든 뒤 수비를 믿자고 생각했다"고 했다.

움찔한 순간은 있었다.

9회말 1사 후 야시엘 푸이그의 타구가 왼쪽 담을 향해 날아갔다.

키움은 '홈런'을 기대했지만, 공은 담 바로 앞에서 kt 좌익수 홍현빈에게 잡혔다.

'PS 최연소 세이브' kt 박영현 "아직도 손 떨려"(종합)
박영현은 "무조건 넘어갔다고 생각했다.

(홍)현빈이 형이 편하게 잡아줘서 '됐다' 싶었다"며 웃었다.

박영현은 대타 김웅빈마저 포수 파울플라이로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정규시즌에서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3.66(51⅔이닝 46피안타 23실점 21자책점)을 올리며 가능성을 확인한 박영현은 포스트시즌에서 개인 첫 세이브를 거뒀다.

그의 프로 첫 세이브는 '역대 포스트시즌 최연소 기록'으로 더 빛이 났다.

박영현은 "사실 9회에 등판할 때는 세이브 상황인지도 몰랐다"면서 "이렇게 큰 경기에서 세이브를 할 거라고는 생각 못 했다.

오승환 선배님이 우상인데, 선배님도 오늘 경기를 보셨을 거 같아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