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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을 누린 과거의 안방 안양에 '적장'으로 돌아와 첫 경기 패배를 떠안은 김승기 프로농구 고양 캐롯 감독은 '친정'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전력 차를 인정하면서도 다음 대결에서의 설욕을 다짐했다.
김 감독은 16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마치고 기자회견에서 "멤버상으로 우리가 역부족이었다.
돌려쓸 선수가 없어 주전들 위주로 했는데 전혀 되지 않았다"며 "체력과 신체 조건 등 여러모로 안 됐다"고 자평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신생팀 캐롯은 이날 인삼공사에 62-73으로 져 개막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2015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인삼공사를 이끌었던 김 감독에겐 첫 안양 방문길이었는데, 오마리 스펠맨(19점 6리바운드)을 필두로 지난 시즌 김 감독과 함께 했던 인삼공사 선수들의 활약이 캐롯의 패배로 이어졌다.
사전 인터뷰에서 안양을 찾은 소감을 묻자 "여기서 잘려서 나갔는데요 뭐. 제가 잘리고 나니 인삼공사가 엄청나게 투자하는 것 같네요"라며 뼈있는 인사를 건넨 김 감독은 경기 후에도 거침없는 입담으로 기분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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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안양 방문은 다소 아쉬움을 남기며 지나갔지만, 시즌을 앞두고 KBL 가입비 문제 등으로 우려를 낳기도 한 캐롯 입장에선 희망도 발견한 개막 2연전이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힘든 상황에서 개막 2경기를 치렀는데, 어제 잘해주고 오늘도 끝까지 버텨줬다.
자신감이 생겼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시간이 있으니 여유를 갖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다음 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는 꼭 이기게 해주겠다고, 나를 믿고 따르라'고 했다"며 "다음 경기 땐 해볼 만할 것이다.
전력을 차곡차곡 쌓아 나가며 상황을 만들어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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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우리와 상대 모두 수비에 치중하다 보니 소강상태일 때도 있었는데, 선수들이 집중력을 잃지 않고 끝까지 잘해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스펠맨이 나갔을 때 대릴 먼로가 나와서 많이 소통하며 해준 게 승리의 요인"이라고 짚었다.
인삼공사에서 뛰다 캐롯으로 이적한 슈터 전성현을 7점으로 묶은 데 대해선 "문성곤이 아무리 잘해도 혼자 막기는 어렵다.
센터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첫 번째 슛만 막자고 했다"면서 "전성현이 훌륭한 선수지만, 투맨 게임에서는 잘 푼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1차 슈팅 차단에 주력했는데, 선수들이 잘 움직여줬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