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속되는 ‘강(强)달러’와 인플레이션에도 불구하고 미국 경제를 낙관했다.

15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취재진에게 “달러 강세를 걱정하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는 지독히 견고하다”라고 이야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리건주 주지사 민주당 후보로 출마한 티나 코텍의 선거운동을 돕기 위해 오리건주를 방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걱정하는 건 세계의 나머지 국가들이다”라며 “다른 나라들의 경제성장과 견실한 정책의 부족이 문제다”라고 밝혔다. 최근 영국 파운드화 폭락 등으로 위기에 처한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러스 총리가 펼친 경제 정책을 ‘실수’라고 지적하며 “그것(영국의 경제정책)이 실수라고 생각한 사람은 나뿐만이 아니다”라고 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도 미국 경제를 낙관했다. 불라드 총재는 미 중앙은행(Fed) 내에서 금리를 급격히 인상하자는 매파에 속하는 인물이다. 물가 상승 억제에 실패한 상황에서도 경제 순항을 예견했다.

지난 13일 미 노동부는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8.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에너지와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6.6% 상승하며 40년 만에 최대치를 찍었다. 물가상승이 억제되지 않자 일각에서는 Fed가 올해 안으로 금리를 5% 이상 끌어 올릴 거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불라드 총재는 올해 두 차례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0.75%포인트씩 인상할 거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금리는 연 4.5~4.75%로 올라간다.
불라드 총재는 “CPI에서 보듯 인플레이션은 이미 ‘악성’이 된 상태다”라며 “하지만 그렇다고 미 중앙은행(Fed)이 기존의 전망치(연 4.5~4.75%)를 넘길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금리 수준 대신 인상 속도를 강조했다. 금리를 통화 긴축 초기에 집중적으로 올린 뒤 완화하는 ‘프런트 로딩(front-loading)’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물가수준을 보면 우리가 발 빠르게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며 “그래야 내년에는 물가상승률이 3%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