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회 앞두고 시진핑 '최대 치적' 부각

중국 관영 매체들이 서방 국가들이 '위드 코로나'로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며 중국이 견지해온 '제로 코로나' 정책의 정당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中 관영매체 "서방, 위드 코로나로 타격…제로 코로나가 옳아"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결정할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앞두고 중국이 시 주석의 최대 치적으로 선전해온 제로 코로나 효과를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힌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5일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많은 나라의 평균 기대수명이 줄어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미국 질병통제센터(CDC)의 지난 8월 발표 자료를 인용, 지난 2년간 미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이 3년가량 줄었다며, 이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 단축 폭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 역시 작년 평균 기대수명이 83.5세로, 전년 83.7세보다 줄어 1957년 이후 처음으로 낮아졌으며, 일본인들의 기대수명도 10년 만에 처음으로 단축됐다고 소개했다.

인민일보는 많은 국가가 코로나19에 대한 예방과 통제를 서둘러 완화하면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코로나19 감염자들은 완치 이후에도 오랜 기간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에 감염된 미국인 1천600만 명이 후유증을 앓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미국의 노동력이 1.8% 감소했고, 영국과 프랑스도 각각 200여만 명이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사례도 거론했다.

지난 11년간 사망한 독감 환자가 2천280명이었으나 코로나19 사망자는 2만8천여 명에 달했고,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10월 때 전망치보다 0.3%포인트 낮췄다는 것이다.

인민일보 계열 글로벌타임스도 이날 "코로나19를 앓은 뒤 여러 증상이 한동안 이어지는 '롱 코비드'(Long-Covid)로 미국의 성인 2천400만 명 가운데 81%가 활동에 제한을 받고 있으며, 유럽은 1천700만 명이 롱 코비드를 겪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서방 국가들이 도입한 위드 코로나 정책이 국민의 건강, 사회와 의료 자원에 영향을 주고, 노동력 감소와 경제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국의 제로 코로나의 이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커져 건강한 노동력을 확보해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는 등 선순환 구조를 갖추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 전염병학 수석전문가 우쭌여우는 "가장 좋은 코로나19 대응은 감염을 예방하는 것"이라며 "제로 코로나는 감염 예방을 위한 중요한 조처"라고 말했다.

베이징대 경제학과 가오허핑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롱 코비드로 서방의 노동 시간이 줄고, 노동의 질도 떨어질 수 있으며, 첨단기술 분야의 발전과 혁신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제로 코로나는 이런 문제에 직면하는 것을 피할 수 있다"고 중국의 제로 코로나를 옹호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 미펑 대변인은 지난 13일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여전히 유행하고 있다"며 "외부 유입과 내부 확산을 막기 위해 제로 코로나 방침을 흔들림 없이 견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초 이래 3년 가까이 대대적인 유전자증폭(PCR) 검사와 도시 봉쇄, 지역 간 이동 제한 등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제로 코로나로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중국 당국이 애초 제시한 5.5%에 훨씬 못 미치는 3.2%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이 경제에 큰 충격을 주는 제로 코로나를 당 대회 이후 완화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도 있지만, 스티븐 바넷 IMF 중국 주재 대표는 제로 코로나가 내년 하반기까지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