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하이브 2대주주
하이브 주식 전부 담보로
10억3500만달러 조달
우호주주 지위 흔들리나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 11일 하이브 보유 주식 전량인 753만813주(지분 18.2%)를 하나은행 등 금융회사에 맡기고 10억3500만달러(1조4837억원)를 조달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조달금리는 3개월물 미국 '담보부 초단기 금리(SOFR)'에 연 1.80%포인트를 얹어 결정됐다. 지난 14일 기준 3개월물 SOFR은 연 2.37%였다. 단순계산으로 연 4.17% 수준에 10억3500만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차입금의 만기는 내년 10월 6월까지다.
넷마블이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긴 하이브 지분가치는 지난 11일 기준으로 8924억원에 불과하다. 하이브와 함께 보유한 엔씨소프트 셜카지노 업체인 스핀엑스 보유 주식도 전량 금융회사에 담보로 맡기고 차입금을 조달했다는 시각도 있다. 넷마블이 보유한 엔씨소프트 주식은 195만주(지분 8.9%)다. 지난 11일기준으로 6552억원에 달했다.
넷마블이 하이브 주식을 전량 담보로 맡긴 것은 지난해 소셜카지노 업체인 스핀엑스 인수 당시 조달한 차입금을 차환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스핀엑스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하나은행 등을 대상으로 엔씨소프트 주식 195만주와 스핀엑스 주식 3억6900만주를 담보로 하나은행으로부터 14억달러를 빌렸다. 이 차입금의 만기가 이달 도래하자 하이브 주식을 전량 담보로 추가로 맡기고 차입 계약을 새로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2018년 6월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목적으로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지분 2014억원어치를 취득했다. 넷마블 창업자인 방준혁 의장과 하이브를 설립한 방시혁 의장이 친척 관계라는 개인적 인연도 이 같은 자본투자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넷마블은 하이브 최대주주인 방시혁 의장의 우호주주로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는 계약도 체결한 바 있다.
하지만 보유 주식을 전량 담보로 맡기면서 이 같은 동맹에 금이 가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스핀엑스 인수금융을 주선한 하나은행 등이 넷마블에 "담보로 잡은 엔씨소프트 주가가 떨어지는 만큼 추가로 담보를 맡겨달라"고 요청하자 하이브 주식을 부랴부랴 추가로 담보로 맡긴 것이다.
통상 금융회사는 담보로 잡은 주식의 지분가치가 일정 수준을 밑돌 경우 손실을 막기 위해 반대매매를 통해 해당 주식을 임의로 매각할 수 있다. 반대매매될 경우 하이브 주식이 대거 시장에 출회되고 그만큼 주가 낙폭이 커질 수 있다. 하지만 넷마블 관계자는 "하나은행 등이 하이브 주식을 함부로 반대매매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넷마블이 하이브 주식을 전량 담보로 맡긴 것은 그만큼 이 주식의 전략적 가치가 다른 주식보다 후순위라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넷마블의 올해 6월말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2조286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같은 기간 이 회사가 보유한 현금성자산은 1277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등 마땅한 현금창출원도 없는 상황이다. 스핀엑스 인수금융 상환 등 유동성 압박이 거세질 경우 하이브 주식을 우선 매물로 내놓을 가능성도 높다.
하이브 주가는 15일 부산에서 열리는 BTS 단독콘서트의 기대감으로 뜀박질했다. 콘서트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 이 회사 주가는 7.76%(8500원) 오른 11만8000원에 마감했다. 지난 6일 이후 5거래일 만에 오름세다. 하지만 최근 6개월 새 이 회사 주가는 60.27%나 급락했다. BTS 멤버들의 군입대를 앞두고 이 회사 기업가치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결과다. 이 같은 우려는 앞으로 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