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적 보수주의자 폰타나, 새 하원의장 선출
伊 의회, 상하원 의장 선출 완료…정부 구성 첫 관문 돌파
지난달 총선을 실시해 새 의회를 꾸린 이탈리아가 상·하원 의장을 뽑는 데 성공하며 정부 구성을 향한 첫 관문을 넘었다.

이탈리아 하원은 14일(현지시간) 새 하원의장으로 극우 정당 동맹(Lega) 소속의 로렌초 폰타나(42)를 선출했다.

과반 지지를 얻으면 되는 상원의장에 비해 하원의장은 400명의 의원 가운데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투표가 3차까지 이어지고 4차 투표부터는 과반 지지를 얻는 사람이 당선된다.

폰타나는 전날 1∼3차 투표에 이어 이날 이어진 4차 투표에서 222표를 획득해 하원의장에 뽑혔다.

伊 의회, 상하원 의장 선출 완료…정부 구성 첫 관문 돌파
진통은 또 있었다.

4차 투표 중 민주당(PD) 의원 몇 명이 '동성애 혐오·친푸틴 의장은 안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폰타나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다.

그러나 플래카드는 곧바로 회수됐고, 폰타나는 이번 총선에서 상·하원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한 우파 연합의 절대적인 지지 속에 하원의장에 올랐다.

조르자 멜로니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l), 마테오 살비니가 지휘하는 동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전진이탈리아(FI) 등으로 결성된 우파 연합은 이번 총선에서 상원 200석 중 115석, 하원 400석 중 237석을 휩쓸었다.

폰타나는 살비니 동맹 대표의 최측근이자 극단적 보수주의자로 꼽힌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로 낙태와 동성 간의 결합, 동성 커플의 자녀 입양에 대해 확고한 반대 입장을 피력해 여러 차례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그는 2018년 가족부 장관으로 뽑힌 다음 날 인터뷰에서 "동성 부모로 이뤄진 가족은 법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해 성 소수자 단체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찬양론자로도 유명하다.

한때 푸틴 대통령을 "서방의 빛"이라고 불렀다.

伊 의회, 상하원 의장 선출 완료…정부 구성 첫 관문 돌파
전날 상원에서는 파시즘 창시자 베니토 무솔리니를 숭배하는 극우 정치인 이그나치오 라 루사(75)가 새 상원의장에 선출됐다.

전날 상원의장 투표에 불참했던 전진이탈리아는 이날 하원에서는 폰타나에게 힘을 실어주며 갈등을 일단 봉합했다.

상·하원 의장 선출이 완료됨에 따라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은 상·하원 의장과 각 정당 대표들을 불러 모아 정부 구성 협상을 시작할 수 있게 됐다.

마타렐라 대통령이 이들과의 협의를 거쳐 우파 연정의 다수당 대표인 멜로니 Fdl 대표를 총리로 지명할 것이 확실시된다.

멜로니가 이끄는 Fdl은 이번 총선에서 가장 높은 26%를 득표해 원내 1당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멜로니 대표는 이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지체할 시간이 없다"며 치솟는 물가와 에너지 위기에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새 정부 출범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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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