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각료, '전범 합사' 야스쿠니 참배…한국 "깊은 실망과 유감"(종합2보)

"기시다 총리는 참배 않는 방향 조정"…참배 대신 공물 가능성
'야스쿠니신사 참배 국회의원 모임' 18일 집단 참배 계획

니시무라 야스토시(西村康稔) 일본 경제산업상이 14일 오전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고 현지 방송 NHK가 보도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17일부터 시작되는 추계 예대제(例大祭·제사)를 앞두고 참배하고 다마구시(玉串·비쭈기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료를 개인 돈으로 냈다.

그는 올해 패전일(8월 15일)을 이틀 앞둔 8월 13일에도 야스쿠니를 참배했다.

니시무라 경제산업상은 이날 각의 후 기자회견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영령에게 존숭(尊崇)을 표하는 것은 나는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 전쟁의 참화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고 전후 일본이 걸어온 평화 국가로서의 길을 앞으로도 더 나아가겠다고 나 자신은 언제나 마음으로 맹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정부는 일본의 과거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전쟁범죄자를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일본 정부 각료가 참배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관계자에 따르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총리는 참배하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10월 총리에 취임한 뒤 야스쿠니신사의 춘계(4월) 및 추계(10월) 예대제와 패전일(8월 15일)에 공물을 봉납했으며 직접 참배는 하지 않았다.

초당파 의원 모임인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은 추계 예대제를 맞아 오는 18일 집단 참배한다고 밝혔다.

이 모임 소속 의원 100여 명은 지난 4월 춘계 예대제 때 집단 참배했으며 패전일에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집단 참배하지 않았다.

도쿄에 있는 야스쿠니신사는 메이지 유신 이후 일본에서 벌어진 내전과 일제가 일으킨 수많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이다.

이 중 90%에 가까운 213만3천 위는 태평양전쟁과 연관돼 있다.

극동 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 따라 교수형 된 도조 히데키 전 총리 등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14명도 합사돼 있다.

일본 각료와 국회의원들의 야스쿠니신사 참배와 공물 봉납에 대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은 과거 일제 침략 전쟁을 미화한다며 강하게 반발해 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