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 결승 참가자 서울 명소 돌며 플래시몹
"국적 다르지만 K팝 사랑하는 공통점"
청와대서 'K-팝 커버댄스' 12개국 국가대표 단체 공연
14일 오전 청와대 대정원 앞에 검정색으로 색을 맞춰 입은 외국인 수십명이 등장해 자리를 잡더니 대형 스피커에서 울려 퍼지는 K-팝에 맞춰 일제히 춤을 추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BTS)의 '버터', 블랙핑크의 '핑크베놈' 등 한국 아이돌 그룹의 세계적인 히트곡에 맞춰 외국인들이 같은 춤을 추는 모습은 청와대 관람객들의 걸음을 멈추기에 충분했다.

청와대 뜰에 나타난 이들 외국인의 '정체'는 서울시, 한국문화원 등이 주최한 'K-팝 커버댄스 페스티벌'(KCDF) 결승전에 오른 각국 대표들이다.

이번 결승전엔 폴란드, 멕시코, 호주, 일본, 인도네시아, 베트남, 한국 등 12개국에서 뽑힌 87명이 춤 실력을 겨룬다.

이들 '국가대표'는 15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앞서 한국을 대표하는 장소에서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전날엔 광화문, 반포한강공원에서 솜씨를 뽐냈다.

2011년 시작돼 올해로 12번째를 맞은 이 대회는 코로나19 팬데믹 탓에 올해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다시 열리게 됐다.

미국에서 온 케이티(32)씨는 "오랜 한국의 역사를 간직한 청와대 앞에서 공연을 할 수 있어서 너무 영광"이라며 "감사하고 기억에 남을 경험이었다"고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이어 "대학에서 처음 K팝을 알게 돼 빅뱅, 싸이의 노래를 들으면서 에너지가 넘치고 재밌다고 느껴 여기까지 오게 됐다"며 "K팝 아이돌은 열정, 팬들과의 유대가 무대에서 느껴지는 점이 좋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에서 온 이영준씨(25)는 "한국인 부모님 밑에서 자라 SES, 지오디(god)의 노래를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K-팝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K-팝의 본고장 서울에 와서 너무 영광"이라며 "K-팝은 아티스트뿐 아니라 일반인도 모두 함께 출 수 있다는 매력이 있고 나이, 출신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모두가 춤을 출 수 있다는 점이 참 좋다"고 말했다.

청와대서 'K-팝 커버댄스' 12개국 국가대표 단체 공연
베트남에서 온 뚜안(26)씨는 "방금 우리는 국적에 상관없이 모두가 섞여 춤을 췄다"며 "K-팝을 사랑한다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곳곳이 너무 깨끗하고 아름답다"며 "청와대의 푸른색 지붕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말했다.

이들은 공연을 마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I love K-pop. I love Seoul"이라고 외쳤다.

뜻밖의 공연에 청와대를 관람하러 온 시민들도 주위를 둘러싸고 "멋있다", "잘생겼다"며 호응했고 함께 노래를 따라부르며 손뼉을 치면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울산에서 수학여행을 온 조한별(17) 양은 "청와대를 보러 왔다가 이렇게 외국인들이 단체로 춤추는 것을 보게 돼 운이 참 좋다"며 "재밌고 신기했다.

한국인으로서 자긍심이 생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부천시에서 견학을 온 여지윤(12) 양도 "우리나라 노래에 맞춰서 외국인들이 춤을 추니까 괜히 뿌듯하기도 하다"며 "상징적인 청와대 앞에서 공연했다는 점이 더 뜻깊고 의미 있어 보인다"고 했다.

가족과 함께 청와대를 찾은 70대 오씨는 "K-팝에 대한 뉴스만 보다가 이렇게 외국인들이 춤추는 걸 직접 눈앞에서 보니까 실감이 나고 '우리나라가 이만큼 발전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