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에서 벗어나 근대로…자주 외교를 향한 그 시절 조선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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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12월 13일까지 '갓 쓰고 미국에 공사 갓든 이약이' 전시
초대 공사 박정양·관원 활동 조명…조선인 최초로 그린 미국 풍경 등 공개 1882년 5월 22일 조선은 서양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과 외교 협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조선의 수도 한성(서울) 정동에 미국공사관이 문을 열었고, 1888년에는 워싱턴에 주미조선공사관이 세워졌다.
이듬해 이전한 공사관은 1905년까지 약 16년간 외교 활동의 중심 무대가 됐다.
주미조선공사관에서 일한 조선과 대한제국 외교관들이 자주 외교를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한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미 수교 관련 기록물을 다룬 '갓 쓰고 미국(米國)에 공사(公使) 갓든 이약이' 특별전을 이달 14일부터 12월 13일까지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전시는 올해 5월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주미조선공사관 관련 이상재 기록'을 주로 다룬다.
독립운동가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가 1880년대 미국 조선공사관에서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무렵 작성한 이 자료는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使往復隨錄)과 '미국서간'(美國書簡)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공사왕복수록'은 미국 정부와 주고받은 문서의 한문 번역본과 외교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미국서간'은 이상재가 1887년 9월부터 1889년 2월까지 가족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기록물을 중심으로 초대 주미전권공사를 지낸 박정양(1841∼1905)과 공사 관원들의 외교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유물 35건이 공개된다.
전시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뒤 조선이 '답례'로 미국에 파견한 외교 사절인 보빙사(報聘使)의 활동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한다.
첫 부분 '자주 외교를 향한 노력, 첫발을 내딛다'에서는 박정양과 관원들이 청나라의 간섭을 뚫고 1888년 1월 워싱턴 D.C.에 도착해 상주 공사관을 연 뒤 독자적인 외교를 펼치려는 모습을 조명한다.
전시품 중에서는 워싱턴에서 찍은 '초대 주미공사관원 일행' 사진과 수행원이자 서화가였던 강진희가 그린 '화차분별도'(火車分別圖) 등이 눈에 띈다.
기차가 달리는 풍경을 수묵으로 그린 '화차분별도'는 한국인 화가가 처음으로 미국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진희가 고종과 순종의 탄신일을 기념하기 위해 그린 '승일반송도'(昇日蟠松圖)와 '삼산육성도'(三山六星圖), 박정양이 남긴 기록을 정리한 '죽천고'(竹泉稿) 등도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이어진 '본격적인 외교 활동을 펼치다' 부분에서는 박정양이 청나라의 압력에 의해 조선으로 소환된 뒤 1889년 2월 두 번째 공사관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현지 언론 기록 등으로 살펴본다.
대한제국기 우편과 전신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인 '우전선로도본'(郵電線路圖本), 근대적인 교통수단인 전차의 운행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현재 워싱턴 D.C. 로건 서클에 남아있는 두 번째 공사관 모습을 비춘다.
이 공사관은 1910년 일제에 소유권을 빼앗겼으나 2012년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되찾았고, 보수·복원을 거쳐 2018년 당시 모습을 재현한 전시실 형태로 개관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고립에서 벗어나 근대로 나아가려 했던 시기에 박정양 공사와 이상재 서기관 등 일행의 외교적 노력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초대 공사 박정양·관원 활동 조명…조선인 최초로 그린 미국 풍경 등 공개 1882년 5월 22일 조선은 서양 국가 중 처음으로 미국과 외교 협정을 맺었다.
이에 따라 조선의 수도 한성(서울) 정동에 미국공사관이 문을 열었고, 1888년에는 워싱턴에 주미조선공사관이 세워졌다.
이듬해 이전한 공사관은 1905년까지 약 16년간 외교 활동의 중심 무대가 됐다.
주미조선공사관에서 일한 조선과 대한제국 외교관들이 자주 외교를 위해 노력한 흔적을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국립고궁박물관은 한미 수교 140주년을 맞아 한미 수교 관련 기록물을 다룬 '갓 쓰고 미국(米國)에 공사(公使) 갓든 이약이' 특별전을 이달 14일부터 12월 13일까지 선보인다고 13일 밝혔다.
전시는 올해 5월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주미조선공사관 관련 이상재 기록'을 주로 다룬다.
독립운동가 월남(月南) 이상재(1850∼1927)가 1880년대 미국 조선공사관에서 서기관으로 근무하던 무렵 작성한 이 자료는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使往復隨錄)과 '미국서간'(美國書簡) 등으로 구성돼 있다.
'미국공사왕복수록'은 미국 정부와 주고받은 문서의 한문 번역본과 외교 업무 수행에 필요한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미국서간'은 이상재가 1887년 9월부터 1889년 2월까지 가족에게 보낸 편지들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두 기록물을 중심으로 초대 주미전권공사를 지낸 박정양(1841∼1905)과 공사 관원들의 외교 활동을 엿볼 수 있는 유물 35건이 공개된다.
전시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체결한 뒤 조선이 '답례'로 미국에 파견한 외교 사절인 보빙사(報聘使)의 활동을 담은 영상으로 시작한다.
첫 부분 '자주 외교를 향한 노력, 첫발을 내딛다'에서는 박정양과 관원들이 청나라의 간섭을 뚫고 1888년 1월 워싱턴 D.C.에 도착해 상주 공사관을 연 뒤 독자적인 외교를 펼치려는 모습을 조명한다.
전시품 중에서는 워싱턴에서 찍은 '초대 주미공사관원 일행' 사진과 수행원이자 서화가였던 강진희가 그린 '화차분별도'(火車分別圖) 등이 눈에 띈다.
기차가 달리는 풍경을 수묵으로 그린 '화차분별도'는 한국인 화가가 처음으로 미국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진희가 고종과 순종의 탄신일을 기념하기 위해 그린 '승일반송도'(昇日蟠松圖)와 '삼산육성도'(三山六星圖), 박정양이 남긴 기록을 정리한 '죽천고'(竹泉稿) 등도 관람객의 시선을 끈다.
이어진 '본격적인 외교 활동을 펼치다' 부분에서는 박정양이 청나라의 압력에 의해 조선으로 소환된 뒤 1889년 2월 두 번째 공사관을 마련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는 모습을 현지 언론 기록 등으로 살펴본다.
대한제국기 우편과 전신 상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지도인 '우전선로도본'(郵電線路圖本), 근대적인 교통수단인 전차의 운행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다.
전시의 마지막은 현재 워싱턴 D.C. 로건 서클에 남아있는 두 번째 공사관 모습을 비춘다.
이 공사관은 1910년 일제에 소유권을 빼앗겼으나 2012년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되찾았고, 보수·복원을 거쳐 2018년 당시 모습을 재현한 전시실 형태로 개관했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고립에서 벗어나 근대로 나아가려 했던 시기에 박정양 공사와 이상재 서기관 등 일행의 외교적 노력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