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기술 발전, 중소형 금융사에 기회 될 것"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중소형 금융회사에 기회가 될 것입니다.”

강정석 에이젠글로벌 대표는 12일 ‘한경·삼정KPMG 디지털금융 포럼’의 패널 토론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토론은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좌장을 맡아 강 대표와 김종훈 금융위원회 전자금융과장, 예창완 카사코리아 대표, 안인성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부문 대표, 조재박 삼정KPMG 부대표 등이 의견을 나눴다.

강 대표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내년 실시간 결제 시스템인 ‘페드나우(Fed Now)’를 도입하면 지방은행들이 기존 대형 은행 간 네트워크에 접속하지 않고도 자체 결제 청산이 가능해진다”며 “아무리 작은 지방은행이라도 전국구 ‘빅뱅크’로 커나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과 비금융의 경계가 흐려지는 ‘빅블러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게 어마어마한 양의 데이터를 올바르게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술”이라며 “빅테크부터 전통 은행들까지 여러 금융사가 이미 쇼핑이나 통신, 의료 등 각종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모델(CSS)을 사용하고 있고, 이런 ‘데이터 경제’는 더 고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문법에 익숙한 대형 금융사들의 고민은 커지고 있다. 안 대표는 “금융투자업계도 디지털에 의해 많은 파괴적 혁신이 일어나고 있어 ‘업의 근본적 변화’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가령 인터넷은행이나 당근마켓처럼 트래픽이 모여 있는 곳에서 고객과의 접점을 어떻게 확대할 것인지 협업 모델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디지털 자산 취급 이슈와 관련해선 “규제 환경에 맞춰 증권형토큰(STO) 등 가능한 영역부터 시작해 범위를 넓혀나가면서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도 규제 개선 방향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다. 김 과장은 간편송금, 후불결제(BNPL), 오픈뱅킹 등 금융서비스를 둘러싼 전통 금융사와 핀테크 간 갈등 사례를 소개하며 규제 혁신이 녹록지 않은 과제라고 했다. 그는 “BNPL은 신용이력이 없어 신용카드를 만들 수 없는 소비자한테 소액 단기대출을 해주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신용카드사와 비교할 때 ‘동일기능, 동일규제’ 원칙에 어긋난다”며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소통하며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